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BBK주가조작사건’이 올 대선의 최대변수로 파괴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BK사건’에 대한 입장이 이명박 지지층과 ‘반(反) 이명박 지지층 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 후보의 지지율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BBK사건과 관련, ‘이명박 후보 주장이 맞다’는 응답은 25.3%에 불과했으나, ‘김경준씨 주장이 맞다’는 답변은 46.6%였다. 그러나 이 후보 지지층은 44.5%가 ‘이 후보의 주장이 맞다’고 응답한 반면, 이회창 무소속(54.8%)·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66.9%)·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지지층(78.7%)은 ‘김경준씨 주장이 맞다’고 답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김경준씨 주장이 맞다’는 응답은 광주·전라(61.8%), 30대(58.9%), 문국현 후보 지지층(78.7%)에서 높았고, ‘이 후보 주장이 맞다’는 응답은 60대 이상(38.4%), 강원·제주(34.6%) 등에서 많았다.

지지후보를 결정 시, ‘BBK사건’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후보 지지층은 23.2%만 ‘받았다’고 답했으나, 이회창 후보 지지층은 69.7%,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지지층은 56.9%,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지지층은 61.3%가 ‘받았다’고 응답했다. ‘BBK사건’이 이회창 후보 지지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BK 사건은 이명박 후보 호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박 후보의 호감도 변화와 관련, ‘이전에도 좋았고,지금도 좋다’는 ‘호감층’은 34.3%로 지난 10월30일 조사(42.6%)때보다 8.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이전에는 좋았지만 지금은 싫다’는 ‘이탈층’은 29.6%로 10.5%포인트, ‘이전에도 싫었고, 지금도 싫다’는 ‘비토층’도 28.3%로 5.1% 포인트가 각각 늘어났다. ‘이전에는 싫었지만 지금은 좋다’는 ‘유입층’은 2.5%로 지난 조사(10.1%) 때보다 7.6%포인트 줄었다. 이 후보 호감층은 대구·경북(TK·45.0%), 60대 이상(52.4%), 저소득층(41.1%)에서 많았고, ‘이탈층’은 부산·경남(PK·36.6%), 이회창 지지층(50.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올 대선에서 최대변수를 묻는 질문에 ‘BBK사건’이라는 답변은 54.6%로 후보단일화(17.6%) 등 다른 변수를 압도했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