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도 각당이 선언한 ‘정책선거’ 구호가 실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27일 문화일보 여론조사 결과, 지지후보의 공약에 대해 알고 있는 유권자는 10명 중 6명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10.4%, ‘알고 있는 편이다’는 응답은 53.1%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후보의 공약을 관심있게 본 응답자가 63.5%인 셈이다. 반면 ‘모르는 편이다’는 29.4%, ‘전혀 모른다’는 6.0%였다. 응답자의 35.4%는 대선후보들의 정책공약에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지지후보의 공약 인지도 조사에선 문국현 후보 지지층이 82.4%(‘잘 알고 있다’ 17.6%+‘알고 있는 편이다’ 64.8%)로 가장 높았다. 지지층의 구성이 계층·지역성보다 정책적 기반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이명박 후보 지지층 72.9%, 이회창 후보 지지층 65.4%, 정동영 후보 지지층 52.6% 순으로 공약 인지도를 보였다.

‘지지 후보가 내세운 공약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8%(‘매우 신뢰한다’8.9%+‘어느 정도 신뢰한다’51.9%)가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2.5%,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3.3%였다. 후보 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60%라는 사실은 유권자 10명 중 6명은 지지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공약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대 수준이 낮지 않은 편인데, 그런 공약 실현에 대한 기대가 실제 투표행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이다.

참고로 이번 조사에서 ‘이번 12월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김경준씨 BBK 투자사기사건 수사’(54.6%), ‘각 정파의 후보단일화 또는 선거연합’(13.9%), ‘삼성 비자금 특검’(11.7%), ‘한반도안보상황’(5.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