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이 부유층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귀족학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서울시립대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우수한 인재를 법조인으로 양성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형 로스쿨이 될 것입니다.” 서울특별시가 설립,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공립 종합대인 서울시립대는 일반대에 비해 절반 이하의 등록금을 책정해 이른바 ‘개천에서 용나는’ 공립형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자체와 연계된 도시행정 및 세무분야의 학부특성화 계획을 살려 이 분야 전문 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공립 로스쿨 = 서울시립대는 서울시가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타 대학에 비해 학비부담이 크게 낮은 것이 강점이다. 2007년 일반 사립대 인문계의 경우 1년 학비가 689만원으로 조사됐지만 시립대는 372만원(입학금 제외)으로 절반 수준이다. 이같은 장점을 활용해 로스쿨 역시 저렴한 학비와 폭넓은 장학금 수혜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크게 낮출 계획이다. 현재 ‘귀족학교’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로스쿨의 1년 학비는 거의 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립대의 경우는 1000만원 이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성화 목표는 조세 전문 변호사 양성이다. 이 대학 세무학과는 국내 최초로 설립돼 현재 국내 유일의 4년제 학과다. 세무사 합격자수에서 수년째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외 세무관련 대학연구기관인 지방세연구소와 세무전문대학원을 갖추고 있어, 세무 전문 인력양성에 안성맞춤이다.

이상범 총장은 “론스타 문제만 봐도 우리나라 법조인 중 기업세무 관련 법률전문가가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단순히 법만 아는 것이 아니라 기업운영과 세무 전반에 대해 알아야 조세전문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시설확충 전폭지원 = 서울시립대는 타대학에 비해 시설확충이나 교수영입에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서울시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교내에 120억원을 투입, 신축 법학관을 한창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08년 6월 완공예정인 법학관에는 모의법정, 전문도서관뿐만 아니라 교수연구실, 세미나실, 법학연구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04년부터 16명의 교수를 충원, 현재 전임교원수는 총 25명이다. 실무가로는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전민기 교수, 부장검사 출신의 문영식 교수, 조세헌법 분야의 독일박사인 차진아 교수, 기술고등고시 및 변리사인 구대환 교수 등이 있다. 대학은 앞으로 6명의 교수를 영입, 모두 31명의 교수진을 갖출 계획이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