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삼림의 벌목은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수세기 전부터 계속돼왔다. 그러나 토탄 지대 숲을 깎아내 ‘탄소 공장’으로 전락하게 만든 빼놓을 수 없는 주범은 수하르토 독재정권이었다. 1970~80년대 식량자급정책의 하나로 숲을 베어내고 논을 만드는 이른바 ‘메가 라이스(Mega-Rice)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것.

그러나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내륙의 숲을 베어내고 관개 수로를 만들었지만, 중부 칼리만탄은 토탄 지대여서 벼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계획 때문에 황폐해진 땅은 전체적으로 100만㏊에 이른다. 열대우림은 치명상을 입었고, 멸종 위기에 몰려 있던 오랑우탄이 5000마리 이상 희생됐다.

수하르토 정권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인구 밀도가 높은 자와섬 주민 6만명을 이주시키기까지 했다. 농사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이주민들은 그대로 화전민 혹은 불법 벌목꾼이 됐다.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축출된 뒤 자리를 이어받은 바하루딘 유수프 하비비 대통령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삼림 정책을 지방 정부들로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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