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이 ‘신정아 불똥’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뜩이나 대선 후보 경선이 여론의 주목을 못받고 있는데, 최근 들어 신정아씨 권력 비호 의혹에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쏠리면서 설상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국 주도권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권력형 비리’에 총공세를 펴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반면, 신당의 경우 경선 자체는 물론 후보들도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신당 국민경선위 지병문 집행위원장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도 없지만, 경선 와중에 ‘신정아 스캔들’이 터져 답답하다”며 “신당과 한나라당간 대립 구도가 ‘청와대 대 한나라당’으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15~16일 주말 4연전을 거치면서 경선 결과가 나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은 신정아 의혹에 맞불을 놓기 위해 ‘이명박 검증론’을 띄우고 있다.

‘신정아 파문’은 신당 경선장에서도 다른 이슈들을 삼켜버렸다. 12일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신정아 비호 ‘몸통’의혹을 받고 있는 이해찬 후보는 ‘연루 의혹’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후보는 “20년간 한번도 돈 문제, 병역 문제, 여자 문제에 시달려 본 적이 없는데 요새 여자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정도 음해 공작에 굴할 것 같으면 제 인생을 걸고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 경제 분야 TV토론에서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의장 시절 기획예산처 파견 수석전문위원이었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이 총리의 보좌관’이라고 했던 손학규 후보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후보는 “이 후보가 역정이 나신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말한 것을 왜 자기 얘기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혹시 그런 면에서 잘못이 있다면 사과 드린다”며 이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다. 정동영 후보도 신라 시대 처용가의 시구를 읊은 뒤 “이 후보가 여자 문제로 요즘 시달렸다고 하는데 마음 놓으시라. 요즘 같으면 치고받고 살인날 것 같은 일이지만 처용은 여유와 관용의 노래를 불렀다”고 ‘뼈 있는’말을 건넸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