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도피 중인 신정아씨가 뉴욕 맨해튼 고급호텔에서 지내고 미국 내 지인을 통해 개설한 계좌에 수만 달러를 예치해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신씨의 도피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고 있다.

신씨에 대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비호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신씨의 수입이 신씨의 국내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신씨의 1억원대 빚도 빚보증을 잘못 서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가 갑작스럽게 유럽에서 비밀리에 귀국, 황급히 미국으로 떠난 점을 감안하면 두달 가까이 미국에 체류하는 자금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국내에서 누군가가 신씨의 미국 체류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신씨는 7월16일 뉴욕 도착 이후 그동안 뉴욕 맨해튼의 고급 호텔에서 두달 가까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묵은 숙소 주변은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뉴욕의 명소 중 하나로 두달여간 장기 투숙했을 때 숙박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또 자신의 예일대 박사학위 건과 관련한 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현재 10만달러를 들여 변호사 2명과 사립탐정 3명을 고용,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또 평소 미국을 자주 드나들면서 미국내 지인의 주소를 이용, 미국의 한 은행에 자신의 계좌도 만들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이 계좌에 수만 달러를 예치해 두고 수시로 인출해 사용해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신씨의 미국 생활이 알려지면서 신씨에게 도피자금을 지원해주는 인물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씨 미국 도피 과정에서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변 전 실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신씨가 정·관계 인사는 물론 문화·종교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맺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2, 제3의 후원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신씨는 과거 성곡미술관 재직시 전시 기획 지원과 관련,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고 일부 재계 인사는 신씨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