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경선 후보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의 유별난 ‘미술사랑’ 때문이다. 그가 미술 애호가라는 점은 이미 정치권에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 그를 두고 한나라당과 일부 신당 경선후보측이 ‘신정아 배후설’ 등을 흘리고 있다. 이 후보측은 12일 “일종의 음해”라고 일축하며 “일면식도 없는 신정아씨 때문에 미술사랑도 죄가 되느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미술사랑 = 이 후보는 소장 그림·서예작품·도자기 등 미술작품을 내놓거나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위탁판매하는 방식으로 후원금을 모을 정도로 미술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얼마 전에는 서울대 미대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어 학생들의 장학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미술에 대한 조예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에 조예가 깊고 막역한 사이인 임채정 국회의장과 작품평을 논쟁할 정도다. 문화예술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지난 3월 신고한 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작품 1점을 비롯해 권오실, 조순 작가의 서예작품 3점과 정승주, 이강하, 김대원, 김익모, 강일진, 송필용, 김영만, 허용, 황순철, 양영남 작가 등의 그림 10점을 신고했다. 이 후보측은 “이 후보는 미술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며 “운동권 시절 때부터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를 해왔고, 지금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경선 후보들의 군불때기 =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11일 ‘신정아 배후설’과 관련, “변양균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고, 여기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한몫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 손학규 후보도 이날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변 전 실장이 이 후보의 (민주당 시절) 정책위의장실 보좌관이었고, 핵심측근으로 알려져 있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12일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이를 대선용으로 계속 활용하면 역효과가 나고, 국민의 수준이 높아 음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집요하게 저를 연결시켜려 하는데 저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손학규 후보가 변 전 정책실장 얘기를 했는데 이는 일종의 음해”라며 “(손 후보는) 한나라당 스타일이지 우리당 스타일은 아니다”고 반격했다. 이와 관련, 신정아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성곡)미술관에서 아프리카 전시할 때 이 전 총리가 온다고 미술관 사람들이 난리를 쳐서 가봤지만, 이 전 총리는 아마 내 얼굴도 기억 못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 역시 “신씨와 이 후보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