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28일 한국인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을 합의한 가운데, 문화일보 통신원 임티아즈 알리도 탈레반측으로부터 협상 타결을 확인했다. 알리는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 등과의 전화 통화에 성공, 협상 내용과 인질석방 시기 등에 대한 탈레반의 입장을 정리한 제6신을 보내왔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8일 협상 타결 뒤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19명의 인질을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디는 인질석방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아직 언제 풀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아마도 내일(29일)이나, 2~3일안에 석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이어 “인질 석방 절차에 대해서도 곧 결정할 것”이라면서 “인질들을 한꺼번에 풀어줄 것인지, 그룹으로 나눠 풀어줄 것인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마디는 그러나 재차 석방시기를 묻자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빨리 이뤄질 것”이라면서 빠르면 오늘중 석방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는 지역 부족 지도자 하지 자히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히르는 지난 13일 탈레반으로부터 한국인 여성인질 2명을 인도받은 뒤 가즈니주까지 데려온 인물로,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접촉을 중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히르는 28일 협상장소인 가즈니시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이틀간 양측의 입장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조만간 인질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당초 대면협상 종료 뒤 인질 3~4명을 풀어줄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인질 추가 석방 가능성을 전한 일부 외신들의 보도가 사실이었던 셈이다.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사령관 카리 바시룰라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5가지 내용에 합의했다”고 확인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바시룰라는 “탈레반 지도부는 당초 대면 협상이 끝나는 대로 3~4명의 인질을 석방하기를 원했으나, 시간이 늦어지면서 연기했다”면서 “어두워지면 석방 과정에서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 근거지가 아프간 남서부의 산악지대여서 이동이 쉽지 않은데다, 차량 한대에 모든 인질을 태우는 것도 무리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바시룰라는 석방 방식에 대해서는 “지도부는 29일중 3~4명의 인질을 석방하고, 이후에 나머지는 2~3일에 걸쳐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질들을 인도하기 위해서는 주요 도로까지 이동시켜야 하는데, 아마도 인질 1~2명을 오토바이에 태운 뒤 이동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리 =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