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 인질들의 석방협상이 28일 타결된 가운데, 대면협상 과정에서 제외됐던 아프간 정부 일각으로부터 한국군의 연내 철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아프간 아민 파르항 통상산업부장관이 한국군의 연내 철수계획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독일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르항 장관은 독일 일간 쾰르너 슈타트 안차이거와 인터뷰에서 “만일 모든 정부가 그같이 할 경우 이는 일종의 항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이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파르항 장관은 이어 항복의 결과는 더 많은 납치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탈레반은 독일인 2명을 납치, 1명을 살해하고 다른 1명을 여전히 억류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한국인 인질석방 합의를 기쁘게 생각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에 인질로 잡힌 한국인과 그 가족, 한국민 등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인질들의 안전한 귀국이 이뤄지길 기원하며 희생자 유족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비록 유엔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국 정상들에게 인질석방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협상 타결 분위기가 서서히 감지된 것은 지난 25일부터였다. 아프간 현지 언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 하에 양측이 피랍자를 전원 석방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인 압둘라 잔은 26일 중동지역 유력 일간지인 걸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일 내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면협상은 협상 타결을 마무리짓기 위해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도연기자 kdy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