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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8일 탈레반측과 인질 석방에 합의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인질 19명이 언제 어떻게 귀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들의 석방이 결정되긴 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을 의식한 탈레반이 이들을 분산 수용하고 있는데다 석방된 이후에도 건강검진 등 소정의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이 귀국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탈레반측은 한국인 인질 19명에 대한 석방이 이르면 29일부터 시작돼 최대 5일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CBS방송은 이날 “한국인 인질 19명 중 1차로 여성 3~4명이 한국시간 29일 오전 석방되고 나머지 인질도 2~3일내 석방될 것”이라고 탈레반 지휘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상에 탈레반 대표로 참가한 물라 나스룰라도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한번에 이들을 모두 석방하기엔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이라며 “하루 안에 모두 석방하진 못할 것이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신병을 안전하게 인도할 때까지 발생할지 모를 돌발 변수를 우려했기 때문인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가급적 빨리 피랍자들이 석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합의 직후에 바로 석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29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측간에 인질 석방을 위한 구체적 협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번 여성 인질(김경자, 김지나씨) 석방 사례를 감안할 때 일차적으로는 자신들의 안전 문제를 감안한 탈레반이 부족 원로에 인질을 인계하고, 이들의 신병을 중립적 위치의 적신월사가 인도하는 절차가 예상된다. 풀려난 직후 이들은 가즈니주 미군기지와 한국의 동의·다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바그람 미군 기지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며 안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19명이 모두 모이게 되면 이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과 정기항공편이 있는 두바이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자, 김지나씨 석방때에는 불필요한 외부 노출을 차단하기 위해 두바이 대신 인도 델리를 경유해 귀국했지만, 이번에는 인질 사태가 종료된 상황이다. 그러나 조속한 귀환을 위해 미 군용기를 이용, 서울 김포공항으로 직접 들어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의 상황을 감안해 적절히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