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나도 슬픕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들이 하루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16억 이슬람교인들이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합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의 이맘(예배 인도자) 압둘 라시드(61·사진)는 27일 오후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사원 서울중앙성원에서 열린 금요일 정기예배에서 “코란은 어느 누구도 살인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고(故) 배형규 목사의 피살 소식에 깊은 슬픔을 표했다.

이날 예배를 인도한 압둘 라시드는 “이슬람교인들이 바라는 것은 세상의 평화”라며 “우리는 다 같이 평화롭게 사는 세계가 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이번 피랍 사건은 한 마디로 정치적 사건으로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본다”며 “거기에 한국인들이 불행하게 얽혀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 라시드는 “협상도 잘 될 것이며 모두 무사히 풀려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인 피랍사건을 계기로 사원측에 협박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 “9·11 테러 때부터 그런 전화는 많이 걸려왔다”며 “장난전화가 많은 편이고 그런 위협이 실제로 일어난 적도 없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둘 라시드는 이날 예언자 무함마드가 꿈 속에서 가브리엘 천사를 만나는 이야기를 가지고 30여 분간 설교한 뒤 각각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아프가니스탄 내 억류 한국인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피랍 한국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한국에 있는 전 이슬람인들을 대표하는 단체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