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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대학 교수들이 대학 신입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신입생들은 특히 자연과학 기초지식과 수학·과학적 사고력, 작문 이해력 등에서 학습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력 저하의 요인으로 공교육의 부실과 대학입시 전형방식의 한계가 지목됐다. 교수들은 이에 따라 고교 평준화정책의 보완과 함께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 등을 개선책으로 꼽았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위촉된 대학평가위원 교수 80명(77명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12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현상을 인식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37명)와 ‘매우 그렇다’(25명) 등 모두 62명(80.52%)이 학력 저하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1.25%가 대학생 학력저하 현상에 대해 동료 교수들과 심각하게 논의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학습능력 저하분야로는 자연과학 기초지식(82.81%)과 수학 과학적 사고력(79.22%), 작문 이해력(77.92%), 논리적 사고력(72.73%)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저하된 것으로 인식됨에 따라 설문 참가자의 51.56%는 강의 계획서상의 교수내용조차 가르치지 못할 정도라고 응답했다. 정보화능력(14.06%)과 외국어능력(32.81%)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학생들의 학력저하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41%가 ‘고교 교육의 미흡’을 꼽았고, 다음으로 ‘대학입학제도’(15.70%), ‘입학경쟁 완화에 따른 저학력 학생의 입학’(9.09%), ‘고교평준화에 의한 학력저하’(8.26%), ‘대학수학능력시험’(3.31%) 등을 지적했다.

교수들은 현재 공교육 체제와 관련해 고교 교육이 대학수학능력 시험 준비 위주로 이뤄지되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쉬운 과목 위주로 선택하는데다 이수과목 수가 너무 많아 심화 학습이 어렵다는 것, 입시 위주의 이론교육 중심 등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또 대학입학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학 신입생 선발의 자율성 부족 ▲대학별 고사의 폐지 ▲계열별 교차 지원의 허용 ▲신입생 최저학력기준의 폐지 등을 꼽았다.

특히 고교 평준화 정책이 교육여건의 평준화가 아닌 학력의 평준화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학은 기초 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생들을 상대로 별도의 보충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고, 기업은 나름의 신입사원 교육비를 과다하게 지불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고 교수들은 입을 모았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평가위원들은 고교 평준화 정책의 보완과 함께 변별력 확대를 위해 수능 등급제를 완화하고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등 대입 수능제도 손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성웅·조민진기자 sw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