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FTA 협상에서 농업문제에 이어서 또다른 쟁점이 자동차와 섬유분야였다.

자동차와 섬유 제품의 대미수출이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FTA 체결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승용차 관세는 현재 2.5%로 돼있는데, 1천500∼3000㏄ 승용차, 그리고 차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중형승용차 수출가격 667달러로 떨어져 가격 경쟁력

산업자원부는 “국내 완성차업체인 A사가 현재 27,335달러에 중형승용차를 팔아왔지만, 미국 관세 2.5%가 철폐됨에 따라 수출가격이 667달러 떨어져 동급인 일본차에 비해 29,125달러 대비 가격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게된다”고 밝혔다.

3천cc이상 승용차에 대해서는 3년내에, 타이어는 5년내에 모두 철폐하고현재 25%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픽업트럭의 경우 10년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우리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해 대신 우리나라는 배기량 중심의 자동차 세제를 개편해 주기로 했고 자동차에 붙는 특별소비세도 낮춰주기로 했다.

이밖에 각종 환경기준도 미국차에 대해서는 완화적용하는 특례를 인정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 세제가 개편되면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큰 미국 자동차의 수입가격이 지금보다 떨어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자동차가 경쟁력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8%인 국내 관세가 없어지고 배기량에 따른 세제개편이 이뤄지면 미국차값은 20%정도 싸져서상대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지금보다는 20% 싼 값으로 미국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 수로는 지금보다 두 배정도 늘어나서 1억 달러 선의 매출을 늘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는 연평균 2억5000만달러 안팎의 자동차 대미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 제품에 대해서도 미국이 물리는 수입관세를 5년에서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데 합의했다.

또 미국이 섬유수입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대신 우리측은 ‘얀포워드’에 적용되는 예외품목을 축소하고 한국 섬유업체의 경영정보를 제공할 것, 그리고 세이프가드 즉 긴급 수입제한조치 도입을 허용키로 했다.

국내 섬유업계가 당초 기대하던 수준에는 미흡하지만 관세 철폐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수출증대효과를 볼 수있게 됐다.

평균 13%에 이르는 미국의 수입관세가 철폐될 경우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은 연간 2억∼3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섬유 모직물 제품의 경우 미국 관세 25% 철폐되면 현재 1㎡당 5.5달러에서 4.1달러로 인하돼 4.8달러인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30%대 높은 관세가 부과됐던 스웨터같은 화학섬유 의류의 경우 원사나 면사 등에 비해 더 긍정적인 효과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섬유와 자동차 분야는 양국 업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분야여서 앞으로 양국 국내 산업계의 반발과 이에따른 정치적 부담등으로 인해서 비준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계산업과 화학업계 적잖은 후유증 우려

국내 기계산업과 화학업계는 현재 대미 무역수지가 적자다. 이들 산업은 오히려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경쟁력 상실에 따른 구조조정 압박등의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일반 전기기계와 금속제품등 기계 산업은 2005년 기준으로 3억달러의 대미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철폐되면 무역수지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또 대미 무역수지 적자가 각각 14억1700만달러와 11억 2300만 달러인 석유와 정밀화학도 비슷한 사정이다. 우리나라의 관세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관세가 철폐되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과 의약품 바이오 등 정밀화학업종은 기술경쟁력이 취약하고 대부분 연구개발 여력이 없는 50인 미만 중소기업이어서 더 큰 어려움이 예상이 된다.

또 미국에 비해 신약개발능력이 떨어지고 복제약 제조에 의존해온 제약산업도 미국 요구대로 신약특허기간이 2~3년 연장되면 1조원 가까운 피해가 예상된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