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후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최후 담판에서도 풀지 못한 쟁점은 어떻게 처리할까.

이번 장관급 회담의 핵심적인 처리방식은 핵심쟁점들에 대한 주고받기(Give&Take), 이른바 ‘빅딜’이다. 양측은 이미 지난 8차례의 실무협상과 별도의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대타협을 위한 기반은 마련한 상태. 핵심 쟁점들을 제외한 나머지 쟁점들은 가지치기를 이미 마쳤다.

대표적인 빅딜 대상은 자동차, 서비스, 투자, 지적 재산권, 의약품 등으로 산적해 있다. 하지만 관심을 모으는 농산물 분야의 경우 일단 다른 분야와의 연계 없이 해당 분야내에서만 타결하는 이른바 ‘스몰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쌀시장을 열지 않는 대신 쇠고기시장의 개방안에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타결을 위한 또 하나의 해법은 양측이 상호 민감한 영역에 대해선 한발씩 물러나는 협상방식이다. 국적선에 대해서만 미국 연안에서 항해를 허용하는 미국의 ‘존스액트’에 대해 한국측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대신 미국측은 쌀시장 개방안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방안 등이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할 예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타결되지 않은 분야는 ‘빌트 인’(built-in)방식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시한내 타협점을 찾기 힘든 의제에 대해 최종 협정문에 향후 추후 논의 여지를 남겨 놓는 것이다. 협상단에선 무역구제분야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를 대표적인 빌트인 대상으로 꼽고 있다. 과거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당시 미국과 멕시코는 금융분야에서 협정 발효후 3년 이후부터 협정 적용대상 금융기관의 범위를 추가 협의하고 육상운송 서비스의 경우 협정 발효 5년부터 2년에 한 차례씩 이행여부 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봉합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한국측의 핵심 요구사항을 이같은 미봉책으로 덮고 넘어가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위기상 무역구제와 개성공단문제의 경우 추후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한국측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협상 최종 시한은 미국의 주말 업무종료시한인 오는 31일 오전 7시지만 양측 협상단이 타결안에 대해 자국 정부의 검토가 필요한 만큼, 실질적인 타결시한은 30일 밤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법령규정과 행정적 처리절차를 고려한 기술적 시한인 만큼 이 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고 협상 자체가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이 시한을 넘길경우 양측 모두 정치적 외교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분간 협상은 재개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