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출신의 헤비메탈 그룹 ‘로디(Lordi)’가 4월6일 서울 멜론악스에서 첫 내한공연(02-3141-3488)을 한다. 유럽, 그것도 북유럽에서 헤비메탈 밴드가 탄생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이들의 괴물 분장이다.

이들은 지난해 아바, 셀린 디옹 등을 배출한 유럽 최대의 음악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핀란드의 국민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로디는 13일 e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공포영화광”이라면서 “결성 이전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할 공포스러운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기 때문에 온 몸에 괴물 분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낯선 밴드인 로디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이들의 라이브가 담긴 영상이 시선을 끌면서 국내에도 알려지게 됐다. 로디는 신(Lord)의 핀란드식 표현인데,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멤버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1996년 키스(80년대 기괴한 분장의 하드록 밴드)의 스톡홀름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멤버들끼리 서로 처음 만났다”면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재현인데,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제이슨 같은 괴물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멤버들은 “온 몸에 기괴한 분장을 해 매우 불편하지만 이젠 익숙해졌다”며 “많은 가수들이 너무 특징이 없고 재미도 없어서 신선한 컨셉트를 유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포스러운 복장과 달리, 이들의 음악은 오히려 팝적인 스타일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말랑말랑하다. 로디는 “우린 한 번도 헤비메탈 밴드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진정한 헤비메탈 밴드는 주다스 프리스트나 오지 오스본을 들 수 있을 것”이라며 “멜로디를 중시하는 하드록 밴드 정도가 될 듯하다”고 자평했다.

북유럽 메탈이 다른 영미권 메탈과 다른 점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이들은 “현재 미국의 음악은 힙합이라는 트렌드가 록의 범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체성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 “북유럽의 록은 아직 순수하다”고 강조했다. 로디는 공연 때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아 ‘진짜 얼굴’을 본 이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그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로디는 “첫 내한공연에 오는 관객들은 절대 후회하는 일이 없으며, 우리처럼 괴물화시킬 자신이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