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해인 2007년은 올 한해 극심한 국론분열 사태를 야기한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단독행사)를 둘러싼 보혁논쟁이 사그러지기는커녕 대선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안보공방의 불씨를 지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역대 국방장관 등의 전작권 환수 반대 성명서 발표와 시위를 두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질책하고 이들을 ‘직무유기’라고 비판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이에 반발해 역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전직 군수뇌부들은 노대통령의 발언 취소와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한미연합사 해체를 몰고올 전작권 논의를 중단할 것’등을 요구하면서 안보공방이 본격적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대선 앞두고 전작권 재협상 쟁점 부각 = 북한 핵실험에 따른 불안정한 한반도 안보상황도 큰 변수다. 예비역 장성들은 전작권 조기 전환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로,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한 비대칭 전력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한미연합사 해체가 안보 위기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조성태, 한나라당 황진하, 민주당 김송자 의원 등도 최근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에는 전작권을 환수해서는 안 된다며 여야 의원모임 결성을 추진, 내년 대선에서는 전작권 전환에 대한 ‘재협상’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방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전작권 전환문제가 내년에도 주요 안보이슈가 될 것”이라며 “실타래가 풀릴 가능성과 함께 더 헝클어질 가능성도 있어 내년은 안보논쟁의 분수령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는 ‘2009년 10월15일 이후, 2012년 3월15일 이전’에 전작권을 이양한다는 지난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전작권 이양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양국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전체 밑그림을 담을 ‘공동 이행계획’을 내년 6월말까지 완성하기 위해 대령급을 단장으로 하는 ‘연합이행실무단’(CIWG)을 구성해 매주 한 차례씩 합동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작권 이양시기 난항 예상 = 한·미간 공동 이행계획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논란이 예상되는 문제는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 목표연도다. 11월24일 국방장관에 취임한 ‘김장수호(號)’는 치열한 공방 속에서 한·미간에 핵심쟁점인 전작권 이양 논의를 마무리지어야 할 난제를 떠안게 됐다. 10월 SCM에서 한·미는 2009~2012년 사이에 전작권을 이양한다고 두루뭉술하게 봉합하면서 이미 예견된 것이다.

한·미 모두 공동 이행계획이 완성되는 내년 6월까지는 구체적인 목표연도를 확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미 측은 여전히 2009년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미국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반환 미군기지 환경문제 협상 등에서 전작권 이양 시기를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여 협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구체적 목표연도를 정하는 문제는 용산기지와 2사단 등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재배치 시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한·미는 당초 2008년까지 평택기지로의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평택 현지의 반대시위와 비용분담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 등으로 기지이전이 4~5년 지연될 것으로 전해져 전작권 전환 시기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