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외교장관의 방한이 끝남에 따라 한국이 향후 북핵 후속 대책을 어떤 식으로 마련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한국이 사실상 이번 한·미 외교장관 회담동안 대북 경협이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해 미국측과 상당부분 의견조율을 마쳤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안보리 결의안 이행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정부가 조만간 안보리 결의안 이행 수위를 높인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20일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PSI에 참여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한국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달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미 발효된 남북해운합의서나 앞으로 이행할 안보리 결의안의 내용물들이 실제 PSI 참여와 다르지 않는 판에 굳이 정부가 ‘반대’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미다. 즉, PSI에 참여한다는 것이 곧바로 북한과의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며, 참여후에도 한국이 구체적인 실행사항들은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PSI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선언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럴 경우 북한이 이를 빌미로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해올 것에 대한 우려가 문제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미국및 유엔 제재위원회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서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절충선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미국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대북 경협문제에 있어서도 섣불리 중단 선언을 하지는 않겠지만 현행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금강산 관광의 정부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것은 이같은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아소 외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안보리 결의안의 취지와 본뜻을 정확히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인지, 결의안이 요구하는 ‘수위’를 알아본 뒤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