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교차하는 타임스 스퀘어. 세계적인 공연장, 호텔, 음식점,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하루 유동인구가 150만명에 달하는 명소다. 세계 유수기업들이 앞다퉈 홍보 경쟁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9일 오후 8시쯤 찾은 타임스 스퀘어에는 어둑어둑 어둠이 깃들고 있었다. 세계 유수기업들의 옥외광고판들이 울긋불긋 빛을 뿜기 시작했다. 코카콜라, 홍콩상하이뱅크(HSBC), 푸르덴셜, 캐딜락 등 세계 최고 브랜드들이 저마다 힘자랑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LG전자의 최첨단 발광다이오드(LED) 옥외 광고판이었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붉은 색의 LG 로고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한 해 관리비만 3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첨단 광고판이다.

LG전자 북미지역총괄의 정규황 부장은 “웬만한 기업들은 브로드웨이 홍보전쟁에 명함조차 내밀 수 없다”며 “문화와 공연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 한 중앙에 옥외광고판을 운영한다는 자체가 미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타임스 스퀘어에 설치된 삼성의 옥외광고판은 지난 2002년 개봉된 영화 ‘스파이더맨’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전세계적인 흥행돌풍을 일으킨 이영화에 삼성 광고판이 무려 4차례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이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 빌딩 숲을 이리저리 누비는 장면에서 삼성광고판이 함께 잡힌 것이다. 광고효과 측면에서 수백억원을 충분히 호가하는 유무형적 효과를 거뒀다는 게 광고전문가들의 견해다.

뉴욕 = 박상주기자 sj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