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그를 괴짜라 부른다. 하는 짓도 그러려니와 옷 차림새나 방송에서의 튀는 언행들도 괴짜스럽다. ‘깜짝’ 혹은 깜찍스러운 그의 행동들은, 그를 지독히 사랑하는 마니아를 탄생시켰고, 그래서 그런지 공연장을 가보면 그의 마니아들은 김장훈을 닮아 뭔가가 다른 것 같다.

록 가수 김장훈. 그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를 처음 만났던 10여 년 전쯤 그의 첫인상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긴 다리에 길쭉하게 큰 키, 깡마른 체구는 우선 보기에도 한국인과는 많이 달랐으며, 선이 분명하고 입체적인 이목구비와 긴 머리스타일 그리고 독특한 의상 등은, 당시 짧은 하체 조건에도 불구하고 너도 나도 청바지를 고집하던 한국의 보편적인 대중문화코드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확실히 김장훈의 등장은 연예계에 새로운 바람으로 받아들여졌고, 어눌한 행동거지 속에 자신만의 거침없는 창법과 속 시원한 말솜씨는 그 동안의 가수들과는 전혀 달랐다. 놀랍도록 과감한 패션 스타일 속에는 김장훈만의 코드가 존재하고 있었고, 음악은 물론 그의 외적인 이미지에도 그만의 스타일이 살아 있었다.

이렇듯 개성과 스타일이 분명하니 오래도록 대중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일회성 스타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의 스타일은 분석하고 연구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최근 그의 재능은 방송을 넘어 무대와 공연으로 확장된 듯하다. 무대가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고 말하는 김장훈은 거의 무대 마술사가 다 된 듯하다. 늘 관객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행복과 나눔의 철학자 김장훈’은 공연을 통해서 더 큰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니, 이 얼마나 존경 받을 만한 아티스트인가.

어설픈 발차기와 알 수 없는 괴성으로 시작하던 그의 공연 문화는 이제 소외계층 등을 정기적으로 초청하는 등, 기부문화와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는 따뜻한 마당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니, 김장훈식 문화코드가 무엇인지, 아무리 눈치 없고 대중문화와 담을 쌓은 사람일지라도 이제는 거의 정답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올해에도 ‘쌍쌍파티’라고 괴짜스러운 제목을 붙인 그의 크리스마스 공연에 쓰일 포스터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만난 나와 김장훈. 나는 스스럼 없이 우리를 형과 동생으로 부르리라. 스스로 B급 가수라고 키를 낮추기를 서슴지 않는 키다리 사나이 김장훈은 실로 나의 오래된 친한 동생이다. 사람들에게는 괴짜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 앞에서는 늘 나를 형이라 부르며 웃음과 진지함을 잃지 않는 록 가수 김장훈은 아마도 영원히 아름다운 아티스트로 우리 곁에 남게 될 것이다. 누구보다도 투명한 삶의 목표를 가진 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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