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커버할 수 없는 상이기에 존재가치가 분명히 있지만 ‘대중음악상에 대중이 없다’라는 말은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굉장히 어려운 일을 했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만 선정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선정위원들이 말하는 대중성이 다소 교조적으로 들린다.”

“선정위원들의 숫자가 너무 적다. 솔직히 가소롭다. 자신들만 전문가란 말인가.”

지난달 17일 막을 내린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KMA·문화일보 문화연대 공동주최)과 관련한 공개토론회에서 쏟아진 허심탄회한 비판들이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강당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KMA의 설립 취지와 배경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그 운영방식과 절차 등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주철환 이화여대 교수는 “KMA가 배타적인 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PD협회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PD 가운데 음악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획사 마스터플랜의 이종현 대표는 “시상식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서 마치 운동권 시상식 같았다. 또 선정위원 각각의 성향에 따라 상이 주어지는 점도 불만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열린 공개토론회는 올해 열린 첫 시상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내년에 열릴 제2회 시상식에 대한 좀더 철저한 준비를 위해 마련된 자리.

고재형 MBC PD는 “방송사 가요시상식이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점도 있고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하고 반성한다. 그러나 방송사 시상 결과를 나눠먹기식으로만 보는 것은 편견이다. 나름대로의 선정기준을 갖고 데이터를 받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MA도 대중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방송사 시상식과 KMA가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때 격렬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토론자들은 선정위원의 숫자를 더욱 늘려야 하고, 선정 분야에 대한 좀더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에 따라 선정위원에 현업 뮤지션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고, 10여명의 선정위원 수를 100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선정위원장을 맡았던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이날 나온 여러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KMA가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권위있는 음악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