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대중음악상’시상식을 일주일 앞두고, 당초 이 상을 제안하고 행사를 준비해 온 당사자이자 선정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적잖게 부담감과 두려움을 느낀다. 대안적 의미가 과연 잘 구현될 수 있을까.

선정경위가 투명하고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상으로 인해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대중들에게 재평가받을 수 있을까.

이러한 불편한 심기는 이 상을 둘러싸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네티즌들의 논쟁과 무관하지 않다. 어떤 네티즌들은 이 상이 철저하게 주류를 소외시킨 또 다른 편견의 산물이라고 꼬집는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오히려 비주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분야별 후보선정 결과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부 수긍하고 환영하는 반면, 평론가와 전문가의 자의적 기준이 반영되었다고 화가 나있다. 여기에 다분히 수사학적 발언에 불과했던 임진모 선정위원의 ‘이효리, 비 배제론’이 언론에 의해 단정적인 직언으로 묘사되면서 이 상이 마치 ‘안티주류상’이나 ‘주류죽이기상’으로 변질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사실 이 상을 만들게 된 중요한 취지 중의 하나가 주류 대 비주류, 대중성 대 전문성이란 형식적인 이분법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주류가 비주류를 구별하든, 비주류가 주류를 구별하든 그것은 똑같이 이분법적인 편견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후보자 선정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주류음악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게 지배적이다.

왜 이런 모순이 생겨났을까. 개인적으로는 이 모순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음악적 주류는 늘 음악성과는 무관하게 대중들에게 유통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상적이라면 현재 후보에 오른 뮤지션들이나 앨범은 대부분 주류의 반열에 오를 법한 것이다. 60여 후보 중에서 정말로 대중성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음악성만을 평가한 경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문제는 ‘주류의 비주류화’를 당연시하는 문화적 환경에 있다.

대중들의 음악적 선호도와 전문가의 그것이 동일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들의 음악적 선호도가 다양해졌으면 하는 선정위원들의 바람이 좀 더 강하게 담겨 있을 뿐이다.

이번 음악상은 ‘주류 속의 비주류’, ‘비주류 속의 주류’를 선택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뮤지션과 음악이 그 자체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첫 번째 시도에 불과하다. 1차후보 심사 대상에 올랐던 뮤지션들 중에는 네티즌들이 추천했던 인물들이 상당수였던 만큼, 대중들의 시각과 선정위원의 시각이 그렇게 괴리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대중성을 만들자. 그리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풍토를 만들자. 이것이 이 상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이다. 이 음악상이 토대가 되어 좋은 음악이 발굴되고, 대중들의 흥미로운 탐사가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는 좋은 음악적 유산이 공유되길 기대해 보자. 3월 17일이 두렵지만 기다려진다.

문화사회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