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위험한 초대’ 녹화가 끝나고, 유재석, 이혁재, 강병규, 신정환은 늘 그랬듯이 수영장 물에 옴팡 젖은 몸을 사우나에서 녹이고 있었다.

이렇게 같이 고생하고, 알몸으로 만나 사우나를 하니, 끈끈한 우정이 날로 깊어져 가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한데, 한 구석에서 축 늘어져있던 유재석이 이상한 신음소리를 냈다. 너무 힘들어 그만, 자기도 모르게 실례를 하고 만 것… 놀란 이혁재가 남의 일 같지 않아, “형 왜 이래!!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지! 정신차려, 형!!”하니, 유재석이 “내가… 형이 조절할 능력이 없어. 미안해”하는 것이었다. 위에서 쏟아지고 벌렁 뒤로 넘어가 불식간에 수영장에 거꾸로 빠지고, 그 와중에 게스트와 토크를 시도해야 하니, 다른 프로그램 녹화 때보다 곱절로 힘들 수밖에… 그러나, 이들의 노력과 고생이 헛되지 않아 ‘위험한 초대’의 인기가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위험한 초대’는 게스트의 말과 행동에 따라 지정된 MC가 물벼락을 맞게돼 있는 코너이다. 이 코너의 녹화 준비는 초대된 여자 게스트의 말버릇과 습관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보통은 가장 최근에 출연했던 토크쇼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참고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많아요’, ‘좋아요’, ‘물론이죠’ 등이고, 습관은 ‘공주’ 가 많은 관계로 ‘머리 만지기’ ,‘ 턱 받치기’ 등이다.

출연자와 제작진이 뽑은 최고의 게스트는 탤런트 김정은인데, 옆 사람이 물벼락을 맞는 와중에도 방탄(?)유리 밖으로 몸을 내밀면서까지 영화 PR에 열을 올려, MC들 못지않게 흠뻑 젖은 채 돌아갔다고 한다. 또 박진희는 지정된 말 중에 ‘절대’ 가 있는 걸 알아채고는 말끝마다 ‘절대 많아요.’, ‘절대 좋아요’ 등 언어의 마술을 보여주며 MC들을 골고루 물에 빠트려 ‘가장 개그감이 있는 게스트’로 인정받았다.

매주 토요일 저녁 KBS 예능국 사무실은 흥건한 물바다다.

어디서 물이 새나… 그 근원을 따라가 보면, 틀림없이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 사무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무실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소품과 의상들 사이로 부실한 옷걸이에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의상들….

동춘 서커스에서나 봤을 법한 야릇한 의상들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에 젖은 포대자루 처럼 들기도 무거운 의상들을 걸치고 기꺼이 물벼락을 맞는 MC들… 그들은 오히려 게스트가 자신에게 지정된 말을 하지 않아 물에 좀처럼 안 빠지게 되면 속상해 하며, 제작진에게 다음주에는 더 많이 빠질 수 있게 많이 쓰는 단어를 지정해 줄 것을 서로 요구한다.

시청자에게 새로운 웃음을 주기 위해 매주 ‘위험한 초대’에 응하는 그들… 네명의 슈퍼 MC! 그들의 ‘대격돌’이 즐겁고 기대된다.

/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