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크기의 캡슐형 비디오카메라가 개발돼 관심을 끈다. 이스라엘의 기븐 이미징 오브 욕님(GIY)사가 개발한 이 장치는 길이 3cm 폭 1.3cm 가량의 작은 캡슐 속에 카메라렌즈와 조명등, 영상처리장치, 무선송신기, 안테나, 그리고 배터리 등이 장착돼 있다. 알약처럼 삼켜진 이 캡슐형 카메라는 소화기관의 연동 운동에 따라 여행하면서 매초 단위로 내장 곳곳을 촬영, 환자의 특수벨트에 장착된 수신기로 전송한다. 메모리 칩 속에 저장된 데이터를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으면 정(停)사진 또는 동(動)사진 형태로 받아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동물시험과 1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금명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이 나면 대규모 임상 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캡슐형 비디오카메라는 비용면에서는 기존 내시경 검사비용 정도면 충분하다. 효과면에서는 내시경보다 우수하고, 무엇보다 사용이 간편하고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내시경으로 소장, 특히 장 아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부분을 검사하려면 입이나 코를 통해 광섬유 또는 긴 케이블이 달린 비디오 스코프를 밀어 넣어야 한다. 이 때 환자가 부동 자세를 유지하려면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비하면 새로운 알약 형태의 카메라 캡슐에 내장된 배터리는 약6시간 동안 작동하므로 연동 운동을 이용하면 소장까지 충분히 촬영할 수 있다. 환자는 캡슐이 완전히 몸 밖으로 배설될 때까지 24-48시간 동안 평소대로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일단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나면 아무런 느낌도 없다”고 이 실험을 담당했던 영국 로얄런던병원(RLH)의 위장병학자인 폴 스와인박사는 말했다. 이 실험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보고됐다. 한편 미국 위장 내시경 협회(ASGE) 회장인 제임스 T 프레익스 박사는 ”캡슐로 전송받은 이미지들은 아직 최신 비디오스코프로 찍은 것보다는 질적으로 떨어지지만 앞으로 점차 개선될 수 있고 용도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1966년의 영화 `환상적인 여행(Fantastic Voyage)’에 나오는 축소형 잠수함에서 봤듯이 이 장치는 앞으로 좀 더 개발되면 분자 크기의 센서와 펌프, 기타 장치들을 싣고 체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고장난 부분을 진단·수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지 생체검사(biopsies)나 소작(燒灼)등 기존 내시경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이 회사는 현재 영상의 질과 캡슐의 배터리 수명을 개선하고 더 많은 빛을 요구하는 대장과 결장 검사에도 사용 가능한 모델을 개발 중이다. 또 최근에는 캡슐이 장내벽에 가한 미세한 전기자극으로 수축된 소화관에 의해 위 아래로 이동할 수 있는 추진력 실험도 실시했다.

<헨리 파운튼/정리=윤성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