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을 겨냥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붐이 이루고 있다.‘선영아 사랑해’란 이색적인 포스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마이클럽닷컴(www.miclub.com)을 비롯해 우먼플러스(www.womenplus.com),여성만을 회원으로 받는 여성 전용 사이버 공간 아이지아(www.izia.com)등 여성들만을 위한 사이트만 40개에 이른다.

이들 사이트들은 크게 여성들과 관련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여성 종합 포털 사이트와 여성들의 특정한 요구에 초점을 맞춘 전문 사이트들로 나뉜다.마이클럽닷컴이나 우먼플러스가 여성 종합 포털 사이트라면 베베타운(www.bebetown.com)은 임신과 육아에 집중하는 전문 사이트며 아줌마(www.azooma.com)는 아줌마들을 위한 전문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하필이면 왜 이때 여성 전문 사이트인가=이러한 여성 전문 사이트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성 인터넷 사용자의 급격한 증가가 그 주된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조사,발표한 ‘2000년 상반기 인터넷 사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사용자중 여성의 비율이 지난해 하반기의 29.3%에서 17.2% 증가한 46.5%로 나타났다.또 인터넷 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4월말 약 1400만명의 국내 인터넷 사용자중 여성은 521만명으로 전체의 37.3%를 차지한다.98년 1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인터넷 메트릭스나 IM리서치 등 인터넷 관련 조사기관들의 연구 결과도 여성 네티즌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인터넷 메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여성 인터넷 인구는 약 250만명이다.지난해 11월 조사에서는 198만명이었다.불과 다섯달 사이에 30%이상 늘어났다.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여성 네티즌의 수는 4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또 IM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네티즌의 비율은 20.1%인데 비해 인터넷 신규 사용자 중에서 여성 비율은 23%로 나타났다.인터넷 신규 사용자 중에서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은 인터넷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성 네티즌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다음,네띠앙 등 국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도 회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구매력이 남성보다 높다는 점도 여성 전문 사이트의 등장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은 인터넷에 익숙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 경험도 적지않아 최근 등장하는 여성 전문 인터넷업체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여성 전문 사이트를 개설한 인터넷업체들은 일단 이들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준 뒤 여성 네티즌들의 높은 충성도와 소비성향을 이용,사이트내 전자상거래 부문을 활성화시킨다는 기본 전략을 갖고 있다.

코스메틱랜드의 김형석 마케팅팀장은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조사를 보면 여성 구매자는 전체 쇼핑몰 이용자의 19%에 불과하지만 구매 금액으로 볼 때는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여성 네티즌의 구매력 수준이 남성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여성 전문 사이트의 전망=여성 네티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해도 여성 전문 사이트의 전망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여성 전문 사이트들도 인터넷 업계 전체에 불어닥친 거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현재 여성 전문 사이트들은 대부분의 인터넷업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벌어들인 매출액이 아니라 창투사나 대기업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40개에 이를 정도로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여성 전문 사이트간의 치열한 경쟁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신영 베베타운 사장은“여성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업이 전망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는 대여섯개에 불과하다”며“확실하게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갖지 않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