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KBS 사회교육방송국 이소연 아나운서

중국, 사할린 및 북한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KBS의 사회교육방송국(AM972, 1134, 1170㎑)이 올해로 개국 50주년을 맞았다. 경제난국의 상황만 아니라면 통일문제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그에따라 사회교육방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을 것이다.

“나라안 소식이 밝지 못하니까 나라밖 동포를 위한 방송이 힘듭니다.” 사회교육방송의 간판프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승원세 연출)의 진행을 5년째 맡고 있는 이소연(45)씨는 ‘북방동포의 연인’으로 불리며 그들에게 대통령 다음으로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힌다.

부친이 실향민인 탓에 ‘陰地(음지)방송’인 사회교육방송이지만 더욱 애착을 갖고 있다는 그는 숙명여대 경제학과에 재학중이던 지난 75년 공채3기 아나운서로 KBS에 발을 디뎠다.

지난 80년 프리랜서로 나선후 ‘TV여성백과’등의 TV프로와 ‘음악과 시’‘영화음악실’‘FM희망음악’등의 라디오 프로를 진행했으며 다큐멘터리를 쓰는 방송작가로도 활약한 바 있다. 현재는 60분짜리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수천통의 편지를 직접 정리, 선별하고 방송콘티를 짜노라면 다른 것을 할 엄두도 못낸다.

“예전에는 제3국을 통해 어렵게 전달되던 편지가 이제는 한달에 6백통(농번기)내지 2천통(농한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는 북방동포에게 고국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동포편지의 소개를 비롯해 고국소식, 생활상식, 전통소개, 해외화제 등을 다룬다. 2년전에 마련한 코너 ‘주말의 동포노래방’은 동포들의 북한창법을 한국창법으로 변화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이씨는 최근 귀순북한무용수 신영희씨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진달래꽃 필때까지’가 TV를 통해 방송됨으로써 심각한 신변위험을 느끼고 있다.

“근래 귀순자들이 저의 프로를 듣고 탈출결심을 했다는 등의 귀순회견을 함으로써 북한의 요주의 인물 1호가 된 것이지요.”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말이 의식이 다른 북방동포들에게 1백%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따라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만큼 조심스럽다고 한다.

“북방동포들의 편지가 도착하는 데에는 한달여 소요되는 데 최근에는 편지쓸 당시에 선출된 김대중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것이 절반을 차지해요. 당선자의 경력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이 놀라웠고 ‘통일을 꼭 이뤄달라’는 자신의 편지를 전해달라는 내용이 많아요.” 그는 한국의 위기상황을 아는 북방동포들이 “우리들의 생활도 어려워 다른 해외교포처럼 달러보내기, 금모으기 등을 할 수는 없지만 다르게 도와줄 길이 없느냐”고 물어올 때 조국애와 방송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申敏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