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가수겸업을 선언한 무속인 김무호씨

지난 95년 11월 가수 김성재가 사망 하루전 TV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죽음을 예견해 장안의 화제가 됐던 ‘작두도령’이라는 별명의 무속인 김무호(23·본명 설승현). 그가 이번에는 가수겸업을 선언해 화제를 낳고 있다. 무속인의 가수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다.

3인조 댄스그룹 ‘메신저’를 조직한 김무호는 데뷔음반을 이달말쯤 출시하고 6월초부터는 본격적인 가수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장진섭(21) 김지영(23)이 메신저의 나머지 멤버들이다.

타이틀곡은 ‘오리’. 이밖에 ‘용서해’ ‘친구의 권유로’ 등 10곡이 수록됐다. ‘오리’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경쾌한 댄스곡이다. 앨범 재킷에 노래를 들으면 머리를 맑게 한다는 부적을 삽입하고, 자신을 캐릭터로 한 부적이 들어 있는 작두인형도 제작해 일반인들이 무속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처음에 신을 받을 때 신할아버지가 가수를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했었지만 내심 거짓말이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해 11월 갑자기 가수를 하라는 허락을 하더라구요.” 그는 자신이 가수가 되겠다고 나서자 주위사람들이 모두 웃더라며 겸연쩍어 했다. 그는 무속인으로서 가수로 데뷔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지만 타이틀곡 ‘오리’는 신할아버지가 제목을 정해준만큼 히트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와 터보의 ‘러브 이즈’라는 제목이 모두 김무호의 작품이다.

가수활동 준비로 바쁜 요즘에도 그는 하루 80여명의 점보러 오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아침 프로그램인 ‘한선교의 아침마당’에 고정출연하며 연예인들의 점도 봐준다. 룰라, 녹색지대, 패닉, 아이돌 등 많은 연예인들이 그에게 점을 봤으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정치인들도 그의 주요고객이다.

그러나 김무호는 일반인들과 뒤섞여 있으면 무속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평범한 외모에 카레이싱과 댄스를 즐기는 신세대이기도 하다. <韓邵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