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본회의 보고·12일 표결
한덕수 총리 공수처 고발 검토
탄핵 염두 소추안 작성도 돌입

더불어민주당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을 비상계엄 선포·실행에 관여한 ‘내란 공범’으로 규정하고 탄핵소추를 하기로 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을 보고한 후 12일 표결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총리 탄핵안 발의를 염두에 두고 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내부적 논란도 없지 않은데 국민 시선과 국내외 정황 등을 고려해 하루 이틀 안에 발의 여부와 관련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총리는 내란의 가담자이자 실행자라는 의혹이 있는 만큼 즉각 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인데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으로) 지금보다 더 많이 국정에 관여하게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총리의 손발을 묶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내란에 가담한 중대 결격 사유자인 한 총리에게 내란 이후의 책임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미 대통령 탄핵안을 매주 수요일에 발의하고, 토요일에 표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총리 탄핵까지 추진하는 것은 전략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과 총리를 한꺼번에 탄핵하는 것은 ‘무리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무위원들이 모두 내란의 공동 정범인 것은 맞지만, 전부 탄핵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다고 가정하면 최소 3개월 정도의 국정 관리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까지 고려해 탄핵 추진 여부를 결론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의 내란죄 혐의에 대한 고발 조치는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공수처에 한 총리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실행에 관여한 박 장관과 조 청장 탄핵안은 10일 본회의에 보고한 후 12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한동훈 특별검사법’ 추진과 관련해서는 현재는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 정국에서 위헌적 담화문을 발표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인 것은 맞는다”라면서도 “탄핵 절차를 통한 대통령 직무정지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