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영국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 ‘이순신(Yi Sun Shin)’ 에 중국풍 갑옷을 걸친 이순신 장면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서경덕 교수 제공

영국 도박 위원회 라이선스를 받은 카지노 게임 전문 제작사 ‘프라그마틱 플레이’이 지난해 9월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 ‘이순신(Yi Sun Shin)’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제작사측에 즉각 항의했다.

‘프라그마틱 플레이’ 홈페이지를 보면, ‘이순신’의 데모 버전 게임을 실행할 때 중국풍 갑옷을 입은 장군의 모습과 함께 거북선, 활, 방패연, 대포 등의 문양이 나타난다. 베팅 금액을 설정하고 버튼을 누르자 릴(슬롯머신의 세로줄)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게임머니를 따자 “이순신이 돌아왔다”, “승리는 나의 것이다”와 같은 어색한 한국어 대사가 흘러 나온다.

특히 홈페이지에는 “게임의 심벌 및 모델이 한국의 영웅 이순신이다.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한국인을 겨냥한 심벌을 이용해 새로운 슬롯을 출시했다”고 기술돼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영국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카지노나 스포츠 베팅 영업이 합법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역사적 영웅을 슬롯머신 게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제작사 측에 보낸 항의 메일을 통해 “한국사의 대표적인 구국 영웅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순신 장군을 이용해 슬롯을 출시한 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서 빨리 이순신 슬롯머신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고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중국의 한 회사가 만든 게임에서 이순신 장군을 ‘중국 문명’으로 표기하는 광고를 게재해 논란이 된 장면.[사진 서경덕 교수 제공

해외 게임 매체 등이 이순신 장군을 활용해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중국의 한 회사가 만든 게임에서 이순신 장군을 ‘중국 문명’으로 표기하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