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8일 경찰에 붙잡힌 마약 판매책이 냉장고에 보관했던 100억 원 상당의 필로폰. 서울경찰청 제공

중독호소 젊은층도 해마다 늘어

과거 조폭 등 일부 집단에서 남몰래 해오던 마약이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20대 사범은 4년 새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신림역 인근 골목에 세워둔 차량에서 마약을 투여한 30대 남성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전북 전주에서 지인들에게 액상 대마를 권유하고 투약하다 경찰에 붙잡힌 20대는 “서울의 한 클럽에서 외국인으로부터 액상 대마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20대가 1990명, 30대가 1208명으로 전체의 54.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된 20대(1699명)·30대(1129명) 마약사범보다 13.1%(370명)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마약사범 검거는 59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08명)보다 17.2%(880명) 늘었다. 마약 사범이 늘어나는 가운데 평균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최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법무부를 통해 받은 ‘마약사범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112명이었던 2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5077명으로 2.4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50대 마약사범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마약 중독을 호소하는 2030 세대도 늘고 있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자센터 등록자는 지난달 말 기준 559명으로 4년 전인 2018년(99명)에 비해 5.6배로 늘었다.

이한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자센터 팀장은 “등록자 연령대로 볼 때 가장 많은 건 20대고, 30대가 그다음”이라며 “필로폰, 대마 등 마약을 인터넷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보니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검거한 마약 구매자 166명 중 151명도 2030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과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을 구매했다. 경찰은 인터넷으로 거래가 이뤄진 만큼 이에 익숙한 청년층이 마약을 쉽게 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보름·이예린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