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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하고 아이 안낳고… 中 콘돔이 동났다

박준우 기자 | 2021-12-07 09:54



■ Global Window - 팬데믹속 비혼 추세 확산… 인구 감소 가속화

작년 혼인신고 810만 역대 최저
신생아 1200만명… 220만명↓

콘돔 年 생산량 100억개 달해
4년후 기저귀시장 ‘성인 > 영아’

집값·교육비 등이 근본 문제
코로나 극복해도 계속될 듯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자오(趙)는 중국 내 결혼 ‘적령기’를 맞았지만 현재 결혼을 미루고 있다. 나름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베이징에서 집을 구하고 아이를 낳는 생활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문직 종사자인 기혼자 한(韓)은 “아이의 교육비 증가와 다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고민하던 둘째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인구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는 중국의 비혼 및 저출산 기조를 크게 키우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결혼·출산 기피 풍조가 뚜렷한 데다 팬데믹이 겹치면서 비혼 추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가파른 결혼 기피 현상이 경제 구조에도 대대적 변화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중국 내 연간 콘돔 생산량은 1995년 약 10억 개에서 지난해 100억 개 이상으로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중국의 콘돔 무역수지는 4450만 달러(526억 원) 적자로, 결국 중국 내에서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초 팬데믹이 절정이던 시기에는 단기적으로 콘돔 부족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는 결혼과 신생아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혼인 신고는 역대 최저인 810만 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2013년과 비교했을 때 40%나 감소했다. 또 중국 인구와발전연구센터 연구진이 최근 자국 학술지 ‘인구연구’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도 약 1200만 명으로, 2019년(1420만 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11∼12월 출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연구진은 “사람들이 (지난해 1월) 팬데믹 발생 이후 의도적으로 임신을 기피했고 그 결과 겨울 출산율이 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때문에 병원 입원과 출산을 기피한 게 주원인이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해서 신생아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팬데믹을 극복하더라도 단기간에 이 같은 추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출산휴가제도 정비와 집값 문제 해결, 교육비 경감 등 근본 원인의 해결 없인 결혼과 출산의 증가가 요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인구통계학자 황원정(黃文政)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과거엔 도시지역 출산이 줄어도 비도시지역의 출산율이 이를 상쇄했는데, 이제는 중국 농촌에서조차 출산 의향이 한국·일본보다도 낮다”며 “중국의 출산장려책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방정부 관리들은 코로나19 방역과 탄소배출 저감에만 집중하느라 인구 문제는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결혼 및 출산 기피 현상은 콘돔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해 큰 폭의 성장세를 걷던 중국 결혼 관련 산업은 지난 2019년 2조1120억 위안(약 390조 원)에서 2020년 1조4148억 위안으로 대폭 감소했고,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세가 누그러진 올해도 1조6978억 위안 규모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육아 관련 산업도 크게 쇠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불과 4년 뒤인 2025년에는 성인용 기저귀 시장 규모가 영·유아 기저귀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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