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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생 “날 위해 통 큰 투자”… 93학번 “집·양육·노후에 집중”

허민 전임 기자
허민 전임 기자
  • 입력 2021-07-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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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MZ세대 보고서 ⑤ MZ와 함께 살기 - X세대와 비교해보니 <시리즈 끝>

△ 직장 4년차 93년생 A씨
운동·여행·자기계발엔 안 아껴
전셋값 너무 올라 몸테크 고민
“작년 코스피 한창 떨어질 때
‘계층 상승 마지막 기회’희망도”

△ 직장 선배 93학번 B씨
자녀 양육·교육비에 지출 집중
노후 대비 고민… 불안감 커
“우리 세대 집장만으로 자산 불려
지금은 상상도 못해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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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관례나 관념에 당당히 ‘노(No)’를 외치고,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성을 지닌 신인류(新人類). 이는 최근 모든 분야의 관심을 받고 있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시기 이런 특성을 지닌 한국 사회 최초의 ‘신인류’는 1990년대 초 대중문화와 소비 고급화의 주역이었던 ‘X세대’(무관심·기존 질서 부정 등을 특징으로 하는 1970년대 초·중반 출생한 세대)였다. 2021년 현재 같은 직장에 다니는 ‘1993년생’ 미혼여성 A 씨와 ‘1993학번’ 기혼남성 B 씨의 생활을 비교해 보니, 원조 신인류인 X세대는 개성이 약해졌지만 MZ세대가 현재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은 어느 정도 찾은 모습이었다. X세대의 변모된 삶을 통해 MZ세대가 향후 이 사회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있을지 내다볼 수 있다.

◇‘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 vs ‘자녀 육아·교육비에 집중’ = 한 중견기업의 직장생활 4년 차인 MZ세대 A 씨가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여가생활 같은 개인적 용돈이었다. A 씨의 한 달 실수령 수입 약 350만 원 중 개인 용돈이 전체 소비에서 자치하는 비율은 21%(약 75만 원)로 지출내역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미혼 1인 가구인 A 씨는 자신한테 쓰는 돈만큼은 아끼지 않는다. 개인 용돈 대부분을 쇼핑하거나 친구들을 만날 때 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임 자체가 줄어든 만큼 한번 모일 때 ‘신나게 즐기자’는 주의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식당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모여 메뉴를 주문할 때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다. 모임 비용을 참석자들끼리 갹출한다고 해도, 모임 한 번에 수만 원씩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운동이나 자기계발 등의 여가생활도 중시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필라테스 등 각종 운동에 통상 월 20만 원씩 지출하며 짧은 여행 또한 한 달에 한 번씩은 가는 편이다.

반면 같은 직장 선배인 B 씨의 월 실수령액 600만 원 중 가장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분야는 자녀 양육·교육에 관련된 비용이다. 맞벌이 부부인 B 씨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 양육을 장모님께 부탁드리고 있다. 주 양육자 역할을 해주는 장모님께 아내와 각각 50만 원씩, 매월 총 100만 원을 용돈 겸 보육비로 드린다.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 사교육에 드는 돈이 크진 않지만 영어·피아노·운동 등 3가지 학원비용 총 50만 원 중 절반은 B 씨가 부담한다. 이처럼 자녀 양육과 사교육에 B 씨가 부담하는 비용은 식사비나 각종 활동비 등 개인적으로 쓰는 용돈 50만 원보다 25만 원이 더 많다.

◇주거 환경 등 삶의 질 개선 고민 vs 사교육비·노후 고민 = 현재 서울에서 보증금 1억 원의 전셋집에서 사는 A 씨는 다음에는 더 넓은 집을 구하는 것이 목표다. 적어도 분리형 원룸으로 이사해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A 씨에게 내 집 마련은 아직 먼 얘기일 뿐이다. 이 때문에 월 350만 원의 수입 중 절반인 170만 원가량을 적금과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주택청약 통장에 붓고 있다. A 씨는 “전세 만기가 될 때쯤 끌어모을 수 있는 돈을 매일 계산해본다”며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원룸에서 2년 더 ‘몸테크’(‘몸’과 ‘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노후주택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노리며 거주하는 재테크 방식)를 하며 돈을 더 모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B 씨는 서울에 마련한 자가 아파트를 두고 현재는 자녀 양육을 위해 경기 지역 내 처가 인근의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B 씨는 “그나마 지금 쪼들리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미리 내 집을 마련해놓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0세 정년을 10여 년 정도 앞둔 B 씨의 가장 큰 고민은 앞으로 더 늘어날 사교육비와 노후에 대한 걱정이다. B 씨는 “지금 생활은 ‘93년생’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이지만 정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임금피크제 전에 자산을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성은 달라도 경제적 고민과 해소는 반복적 = 현재의 MZ세대가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여파 속에서 취업 전선에 나서야 했던 X세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MZ세대를 바라보는 X세대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결국 MZ세대도 X세대처럼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B 씨는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서울에서 1억 원으로 전세 신혼집을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상조차 안 되는 시대라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X세대 일부가 일찌감치 집을 장만하는 방식 등으로 경제적 여건을 개선한 것처럼 MZ세대도 자신들의 돌파구나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작년 코스피가 한창 떨어질 때 주변에서 ‘우리 세대가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오히려 희망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며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취업시장이 늘 열악하지만, 경제에 주기가 있는 것처럼 기회는 또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1990년대 초 언론에 범람했던 신세대 담론은 현재의 ‘90년생 담론’과 매우 유사하다”며 “X세대와 MZ세대를 구분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유의미한 분석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 허민 전임기자, 박준희·나주예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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