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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 ‘찐MZ’에 눌리고 치이고… 40세 전후 ‘서글픈 얼리MZ’

박준희 기자
박준희 기자
  • 입력 2021-07-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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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1980년대생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웹드라마 ‘낀대:끼인 세대’ 포스터 유튜브


■ 2030 MZ세대 보고서

팀장 아닌데 “팀장처럼 일하라”
권한 없이 관리 역할만 커져
후배들 귀하게 모시는 상황


최근 사내 강연에 나온 강사로부터 “MZ세대를 이해하라. 요즘 유행하는 모 드라마를 보라”는 얘기를 들은 올해 41세의 대기업 남성 직원 C 씨는 해당 강사에게 ‘1점’이라는 ‘별점 테러’를 했다. 자신이 MZ세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꼰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MZ세대를 무조건 이해하라는 취지의 강연 내용이 불만이었던 것이다. C 씨는 “‘얼리MZ’세대(MZ세대보다 나이가 서너 살 많은 세대)는 ‘찐MZ’세대(진정한 MZ세대)가 아니다”라며 “그냥 ‘꼰대’로 정의된다”고 한탄했다.

MZ세대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성세대에 편입된 X세대도 아닌 ‘낀 세대’들은 요즘 심경이 복잡하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태어난 40세 전후의 ‘낀 세대’는 선배들로부터는 기성세대 문화에 맞춰달라, 후배들로부터는 MZ세대 분위기를 이해해달라고 요구받기 때문이다. 또 MZ세대의 영향력이 부각되면서 각 조직에서도 ‘MZ세대를 챙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MZ세대와 연령·근무연차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낀 세대가 희생되고 있다는 불평도 나온다.

금융권에 근무하는 41세 여성 D 씨는 지난달 승진인사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전까지는 ‘나이 많은 사람들을 챙겨주자’는 내부 분위기 속에 대부분 나이와 연차 순으로 승진 인사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갑자기 ‘성과 위주로 하자’며 30대 후배 일부가 먼저 승진했기 때문이다. D 씨는 “재작년에 남자 선배들을 주르륵 승진시켰을 때도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충격이 크다”며 “그래도 후배들한테 ‘라떼(나 때는 말이야)’나 꼰대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낀 세대들을 더 힘들게 한다. 전자업계에 근무하는 40세 여성 E 씨는 “팀장은 나한테 실질적 팀장처럼 일하라고 하고, 후배들은 내가 시키는 일을 받기 싫어한다”며 “그 사이에서 내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없고 역할만 있다”고 말했다. D 씨도 “위에서는 내가 중간관리자이니 후배들을 잘 챙기라고 하는데, 후배들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직책이나 권한을 주면서 관리하라고 해야 할 텐데, 아무것도 없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라니 정말 싫다”고 말했다.

어쩌다 ‘착한 후배’를 만나도 낀 세대와 MZ세대 간 세대 차이를 느끼게 되면 서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40세 남성 K 씨는 “같은 부서에서 하나 있는 후배가 20대 중반이었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서로 공감할 거리가 별로 없었다”며 “사적 대화보다는 업무 관련 대화만 주로 하게 되고 그렇다 보니 서로가 더 소원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고충을 겪고 있는 지금의 낀 세대들은 MZ세대도 향후 자신들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갈수록 후배 세대가 줄어들면 결국 MZ세대도 후배들을 ‘귀하게 모시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C 씨는 “내가 출생하던 시기 연간 신생아 수가 70만∼80만 명대였던 것이 MZ세대는 40만 명대, 지금은 20만 명대”라며 “지금 낀 세대가 겪는 고충이 인구구조 때문인데, MZ세대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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