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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원칙 ‘가성비’… 때론 ‘가심비’내세워 화끈한 소비

박준희 기자
박준희 기자
  • 입력 2021-07-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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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MZ세대 보고서 - MZ세대의 소비 패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 우선
명품 구매로 자기만족과 보상
비슷한 가격이면 ‘윤리적’소비


‘가성비(價性比)와 가심비(價心比)’.

절약·저축보다는 소비의 시대에 익숙한 MZ세대의 소비 기준을 축약한 대표적인 용어다. MZ세대는 가격 대비 성능 비중을 따지는 가성비 소비를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비중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 근저에는 경제적 여건이 넉넉지 않은 MZ세대의 ‘비용 대비 최대 만족’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저가 의류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상품이 출시됐을 당시, 해당 의류 매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젊은이들의 구매행렬이 이어졌다. 온라인몰에서도 각종 상품이 일찌감치 품절됐다. 저가로 유명 디자이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가성비가 소비층을 자극한 것이다. 이직을 준비 중인 30대 남성 황인성 씨는 자신의 가성비 소비에 대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며 “명품을 산다고 사람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MZ세대가 명품이나 브랜드 제품을 아예 소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 제품을 소비할 때도 가성비라는 원칙은 크게 바뀌지 않고, 그 위에 가심비라는 원칙이 추가된다. 자영업자 최다운(여·32) 씨는 “브랜드 제품이 지니고 있는, 어느 정도의 품질을 믿고 사는 것”이라며 “온라인으로 싼 제품을 샀다가 실패하느니, 이 정도 품질은 되겠다는 기대감 속에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MZ세대가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더라도, 그 소비에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투영된 ‘실속’의 심리가 깔려 있다. 최근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 매장의 경우,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구매층이 ‘오픈런(영업시작 전부터 구매자들이 몰려드는 현상)’ 행렬을 이루기도 한다. MZ세대들이 소득 수준에 비해 과해 보일 수 있는 명품을 구매하는 데는 우선 자기만족 또는 자기보상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 직장인 김혜은(여·31) 씨는 “격식 있는 자리에 갈 일이 많아지는데, 장소에 맞는 (명품) 한두 가지는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명품 소비는) 나에 대한 보상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혜은 씨는 “전자제품 같은 경우 이왕이면 좋은 거 사서 오래 쓰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명품을 구매한 뒤 일정 기간 후에 되파는 ‘리셀(재판매 또는 중고거래)’을 통해 명품 소유의 경험과 중고거래 시세차익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소비 형태도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MZ세대는 윤리적 소비를 통해 가심비를 실현하기도 한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거나, 윤리적이지 못한 업체의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불매운동에 나서는 식이다. 특히 SNS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캠페인도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SNS에 친숙한 MZ세대는 이에 영향받아 친환경 소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또 SNS를 통한 의견 교환이나 특정 소비 형태에 대한 연대 활동도 쉽게 조직할 수 있기에 MZ세대의 가심비 소비는 집단적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일부 MZ세대는 온라인 모임을 통해 매일 같이 친환경 제품 소비를 인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준비생 이은별(여·23) 씨는 “화장품의 경우, 동물인권 같은 요소도 보고 선택한다”며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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