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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보다 ‘현재의 나’를 위해 재테크”… “은퇴 후의 삶 대비 투자” 32명 중 2명뿐

박준희 기자 | 2021-06-30 10:33

■ 2030 MZ세대 보고서 - ‘자산증식목표’과거와 차이

14년전엔 ‘결혼 자금’ 1위
장기→단기 계획으로 변화


MZ세대는 경제와 자산 증식에 관심이 많고 이를 실현할 투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실상 내 집 마련 같은 장기적 목표는 요원한 일이다. 이들은 당장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한 단기적 목표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문화일보의 MZ세대 심층인터뷰·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테크 이유’에 대해 30대 남녀 16명 중 9명은 ‘여유로운 생활’이라고 답했다. ‘주택 구입 재원 마련’이라는 이유를 꼽은 이는 6명에 그쳤다. 그 외에 ‘은퇴 자산 축적’이라는 응답도 1명에 불과했다. Z세대에 해당하는 20대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20대 남녀 16명 중 가장 많은 6명이 재테크 이유로 ‘여유로운 생활’을 꼽았고 5명이 ‘주택 구입 재원 마련’, 1명이 ‘은퇴 자산 축적’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20대 여성 취업준비생 이은별 씨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테크 이유에 대해 “나중에는 주택 구입 등을 위해서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친구들 만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는 1970년대생이 한창 사회에 진출하던 2000년대와는 다른 경향이다. 지난 2007년 10월 직장인 1025명을 상대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실시한 설문에서 ‘저축 목적’에 대한 응답(복수응답)으로는 ‘결혼자금 마련’(54.4%)과 ‘내 집 마련’(54.3%)이 근소한 차이로 1, 2위에 뽑혔다. 이어서 응답자 43.6%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서’, 43.0%는 ‘노후 대비’ 등을 이유로 꼽았다. 재테크의 목적이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이유였던 것이다.

경제 불황으로 취업의 문이 좁아진 데다, 폭등한 부동산·주식 때문에 급격히 벌어진 자산 격차로 인해 MZ세대는 장기적인 자산 플랜을 짤 여유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20대 여성 직장인 이민정 씨는 “내 집 마련은 아예 생각을 안 한다”며 “집이나 차를 사는 게 목표가 되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너무 멀어져서 중간에 지치기 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 연봉보다 물가가 더 빨리 상승하는 것 같다”며 “나름 소소하게 (자산을) 모으지만, 특히 집값을 생각하면 (내가 모으는 자산은) 정말 너무 소소하다”고 한탄했다.

20대 여성 직장인 김설희 씨도 급격히 벌어지고 있는 자산 격차에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투자에 열성적인 이유에 대해 “옛날에는 급여만으로도 돈이 모이고, 부동산으로도 돈을 벌 수 있었다면, 지금 2030세대는 목돈도 없고 부동산이나 내 집을 갖기는 더 힘들다”며 “급여만으로는 (자산 격차가) 감당이 안 되니까 투자나 이런 곳에 눈이 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집을 사기 위해서 재테크를 하더라도 주거용이 아니라 투자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여성 직장인 김혜은 씨도 재테크의 종점이 ‘집’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살 집이라기보다 일단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게 안정적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 같다”며 “집값만큼 빨리 오르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대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MZ세대의 이 같은 경향을 더 심화시켰다. 30대 여성 자영업자 최다운 씨는 “재테크의 가장 큰 이유는 매달 고저가 있는 수입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계속 사이클로(주기적으로) 수입이 들어올 거로 생각했던 것이 불확실해지다 보니, ‘그러면 가지고 있는 돈이라도 불리거나 유지해야 앞으로 나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안수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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