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반부패수사부 담당하는데
서울중앙지검, 이례적 사건배당
사건맡은 이성윤 측근 요직 꿰차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부실 수사’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당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맡았어야 할 권력형 금융 게이트 사건이 추미애 법무부의 일방적인 ‘검찰개혁’으로 인해 수사단이 해체된 뒤 검찰 특수부가 아닌 일반 고소 사건을 전담하는 조사부에 배당되는 등 석연치 않은 결정이 연이어 벌어진 것이다. 당시 사건을 전담했던 검사들은 지난 검찰 인사를 통해 모조리 영전했다.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비(非)직제 부서’라는 이유를 들며 취임 20일 만에 폐지했다. 이후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요청 등에 따라 옵티머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돌연 사건을 조사1부에 배당했다. 검사가 수십 명이 투입되는 대형 금융범죄 사건을 조사부에 맡기는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도 뒷말이 흘러나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옵티머스 사건이 돌연 반부패수사부(특수부)가 아닌 당시 4차장 지휘를 받던 조사1부로 배당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 지검장과 김 차장검사가 사건 관계자 중 1명에 대한 고소장이 중앙지검 강력부에 접수돼 있다는 이유 등을 들며 조사1부로의 배당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례적인 배당 결정을 두고 당시 서울중앙지검 내부에서도 “김 차장검사가 너무 욕심을 낸다.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일부에서는 특별수사를 전담하는 반부패수사2부가 아닌 조사1부에 배당된 것을 뒤늦게 보고받은 뒤 당황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생각보다 더딘 수사 속도에 일부 수사관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근 여권 인사들이 다수 거론된 ‘옵티머스 펀드 하자 치유’ 문건 등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애초부터 사건을 뭉개기 위해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차장검사는 지난 8월 검찰 인사에서 선임차장인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현철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은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영전해 라임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핵심은 배당이다. 특수부로 갔어야 할 권력형 비리사건이 조사부에 배당된 순간부터 이미 논란이 불가피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