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급 이상 전보” 밝혔다가
10분뒤 “중앙지검 유임가능”

법무부 산하 검찰인사위원회가 24일 검찰 차·부장급 간부 인사 원칙을 발표한 지 10여 분 만에 차장급 이상의 경우 원칙적으로 전보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뒤집고 유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오는 27일 예정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사단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힘을 실어 주겠다는 방침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법조계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법무부는 차장검사 인사와 관련해 “차장급(사법연수원 30기) 이상은 원칙적으로 전보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지 불과 10여 분만에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급 보직과 지청장 일부는 현안 사건의 수사·공판 상황을 고려해 유임시킬 수 있다”고 관련 내용을 급히 정정했다. 몇몇 중앙지검 차장검사의 유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뒤늦게 인사 원칙을 수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근수 중앙지검 2차장, 김욱준 4차장은 유임되거나 공석이 된 같은 청 내 1·3차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는 이 지검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중앙지검 측근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재차 ‘전진배치’되는 반면 대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던 중간간부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사단 학살’로 평가받는 추미애 장관의 첫인사에 이어 또다시 대검찰청 참모진이 물갈이되는 등 윤 총장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정권에 부담을 준 수사를 한 검사들이 얼마나 솎아질지, 정권 입맛에 맞는 검사들은 어떤 요직에 배치될지를 두고 검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