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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위기 자영업자, 직접 지원이 최선

기사입력 | 2020-05-22 11:35

강헌수 도시&상권재생연구소장

670만 명!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에서 약 25%로 추산되는 자영업자 수다. 이 가운데서 소상공인은 절반쯤에 가까운 320여만 명으로, 지역 경제의 핏줄이자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만나 심각한 위기에 몰려 있다.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해 비대면(untact) 소비가 늘고, 각급 학교의 개학과 주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돼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자영업자의 대다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겪은 피해만 해도 심각한 상황인데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전문가들이 사태 장기화를 예상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생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긴급지원금 지급, 융자 규모 확대, 대출 만기 연장, 원금 상환 유예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대출의 경우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빚일 뿐만 아니라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규모가 영세한 자영업자에겐 시도하기 어려운 ‘높은 벽’이다.

서울시는 위기로 내몰린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생존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가뭄의 단비 같은 긴급 수혈이자 특단(特段)의 처방으로 볼 수 있다.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도록 현금을 직접 지원해 ‘생존 징검다리’를 놓아준 것을 환영한다. 자영업자들이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점포 문을 닫거나 더 긴 시간 일해야 하는 고충을 덜 수 있도록 제출 서류를 최소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의 ‘자영업자 생존자금’은 월 70만 원씩 2개월 동안 모두 140만 원이 지급된다. 1회 지원만으로 버티기 힘든 영세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고려, 코로나19 후폭풍이 예상되는 시기에 2개월 연속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생존자금 덕분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많은 자영업자들이 반기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연계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골목상권이 들썩이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상품권을 선택하는 경우 10%의 추가 금액이 지급되는데, 그 덕인지 많은 시민이 지원금을 상품권으로 받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예년만은 못하지만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위기가 일시적으로 진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업종에 따라 매출 편차가 큰 데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일시적 소비 진작 효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통계청은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의 감소 폭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또,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가 줄었다고 했다.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직원들을 내보내고 홀로 운영하며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규모 폐업 사태 발생은 물론, 그 여파가 금융권으로까지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금은 ‘자영업자 생존’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대출과 소비심리 진작을 통한 우회적 지원은 한계가 명확하므로 직접 지원이 절실하다. 그리고 직접 지원이 서울시만의 대응이어서는 안 된다. 전국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자영업자 수가 생각보다 너무 많다. 지금은 코로나19 경제위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도 있다. 과감한 선제 대응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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