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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방위비 대담’서 강조
“韓 부담수준,타동맹보다 높아”

정은보 “美측 입장은 그대로”

월터 샤프(사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로 난항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몇 달러를 위해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5일 한미경제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대담에 참석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맹의 가치가 (방위비 협상) 전체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한국 방위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7~2.8%에 달한다고 소개한 뒤 “우리의 어느 동맹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배, 3배, 4배든 5배든 증액이 생긴다면 그 돈은 한국 정부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분담금 인상이 미국산 무기 구입 감소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대담에 참석한 스콧 해럴드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폭 증액 요구가 “미군을 달러를 벌기 위한 용병으로 변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요구는 주한미군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군은 평균적인 한국인의 존경을 더는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인은 누구로부터 핵우산을 얻을지 생각하게 되고, 답은 자체 핵우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이미 흔들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를 마친 뒤 5일 귀국길에 오르다 취재진에게 “미국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미 측의 입장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볼 테고, 우리 입장에서는 기존의 SMA 틀 속에서의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상호 간에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하고 공평한 합의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이달 하순에 다음 협상이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