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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영장실질심사

檢 “증거은닉 등 죄질 불량”
변호인 “방어권 보장 불구속”

“혐의 전면부인 구속 자충수”

23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다툼은 6시간 50분에 걸쳐 이어졌다. 7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조사에서도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던 정 교수 측은 이날 영장심사에서도 검찰이 영장청구서에 적시한 11개 혐의 전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혐의 대부분이 소명됐고 실형 선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 교수 측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해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딸의 부정입학과 사모펀드 투자, 증거인멸 관련 등의 순서로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파워포인트(PPT)를 띄워놓고 정 교수의 혐의를 재판부에 설명했다. 변호인 측도 PPT를 이용해 검찰 측 논리를 반박하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법리 다툼을 벌였다.

정 교수 측은 11개 혐의 모두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영장에 쓰인 모든 범죄 사실이 과장 또는 왜곡됐거나 잘못된 법리의 적용”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변호인단 중 김칠준(59·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한 가정이 파탄 날 지경”이라며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 불구속 수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는 다툼의 여지 없이 확실한 범죄사실만 구속영장에 넣은 전략이 통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면서 “혐의 대부분이 소명됐고 실형 선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해 역효과가 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건강 문제도 호소했다. 정 교수 측은 “구속을 견디는 데 있어서 충분히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의사 출신 검사가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정 교수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결과, 정 교수가 수감생활을 견딜 정도의 상태라는 논리를 폈다.

치열한 법리 다툼의 결과 재판부는 검찰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24일 0시 20분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