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총선 앞두고 방송장악” 주장
親與인사 벌써 후임에 거론

이효성(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갑자기 사의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총선을 앞둔 정부의 방송장악 강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22일 언론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2기 개편을 앞두고 새로운 정부 구성과 원활한 팀워크를 위해 물러나겠다”며 갑자기 사의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를 설명하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간담회 하루 전날 배포된 보도자료는 ‘2년간 방통위 성과 및 계획’을 발표하는 것으로 잡혀 있었으나, 그날 밤부터 청와대 사표 제출설이 나돌다가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독립기관인 방통위의 위원장 임기는 3년으로 보장돼 있다.

이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놓고 지난해 10월 이낙연 총리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가짜뉴스에 적극 대처하라는 주문을 받고도 “언론은 자율 규제가 바람직하다”며 버티다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효성 찍어내기 의혹, 21대 총선 편파방송 전주곡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이 위원장은 다음 달 중순부터 8일간 미국 업무 출장계획이 잡혀있다”면서 “사퇴할 사람이 한 달 뒤 출장 일정을 왜 잡나. 누군가 이 위원장에게 사퇴 종용, 압박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총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방송 장악’에 더 유리한 친여권 인사를 후임으로 앉히려는 구도라는 지적이다. 표완수 시사인 대표,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 등 현 정부와 밀접한 인사들의 이름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