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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對日 수입액 1억달러 넘어
의존도 50% 넘는 품목만 30개
산업혁신·시장선도 등 큰 타격
화학도 2차 타깃되나 불안 고조

일본이 24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의견수렴을 종료할 예정인 가운데 경제보복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을 포함한 기업들의 공정운영·도입이 지연돼 산업혁신과 시장선도 역할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 매출액 중 반도체 부문 비중은 30%, 이익 기여 비중은 50%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전 매출이 반도체에서 나온다.

반도체 소재 외에 반도체 장비도 대일(對日)의존도가 80~90%까지 달해 규제가 현실화하면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대일 수입액이 1억 달러, 수입의존도가 50% 넘는 전체 품목만 30개, 80%가 넘는 품목도 12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업계는 화학 분야 등도 2차 수출규제 표적에 포함될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와 연구기관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수출 규제 소재 중 포토레지스트(PR)의 경우 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의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EUV 기반 공정을 도입 중이나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 사업전략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일본 대한(對韓) 수출규제 시행에 따른 영향 분석’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당장 올해 하반기에 EUV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 내년 하반기에는 10nm(나노미터)급 D램 공정에 각각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EUV는 미세(13.5nm)한 파장의 자외선이며 EUV 기반 포토 기술은 증착 과정 없이 시스템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는 또 웨이퍼 등 반도체 필수 부자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아 규제가 확대, 지속하면 한·일 양국소재 기업 모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장비도 전체 수입장비 중 82.9%가 일본산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턴 형성과 건식 각기 등은 100% 일본산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00여 개의 품목이 전략물자 수출 절차 간소화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허가 신청 및 심사까지 90일이 걸리고 개별 허가의 유효기간이 6개월에 그치는가 하면 심지어 수출 불허 가능성도 존재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일본 수입액이 1억 달러가 넘고 수입의존도가 50% 넘는 품목만 기타 철 스크랩, 반도체 제조용 기계, 톨루엔, 폴리 플라스틱판 등 30개를 넘고 있다. 80%가 넘는 품목도 12개에 달한다. 윤 연구원은 “크실롤, 톨루엔, 환식 알코올 등이 대표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정보기술(IT), 화학, 철강 등 관련 산업 소재·부품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공작기계, 탄소섬유 등 화학제품과 수소차 연료전지, 배터리 분리막 등도 2차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