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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 포격 때 해병대 탄약수 근무 김진혁씨

당시 맞대응하며 전면전 각오
불안감에 北하늘만 보다 전역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그날 이후 2012년 2월 전역할 때까지 15개월 동안 매일 북쪽 하늘만 쳐다보며 불안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인천 옹진군의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포7중대 탄약수로 근무했던 김진혁(29·사진) 씨는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 포탄이 날아올지 몰라 아침에 일어난 뒤 하루 종일 하늘을 쳐다보는 게 습관이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북한이 6·25전쟁 휴전 이후 처음으로 남측 영토에 대규모 포격을 가한 이 사건에 대해 “설마 북한이 포탄까지 쏘는 짓을 저지를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시 서해 해병대원들은 북한이 도발해 전면전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각오까지 한 심각한 상황으로, 전쟁 공포에 떨었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충남 태안 출신의 김 씨는 2010년 5월 해병대에 입대했고, 포격사건 당시 계급은 일병이었다. 김 씨는 “2∼3m 떨어진 곳에 북한 방사포부대가 쏜 240㎜ 포탄이 떨어지면서 파편이 제 몸 위로 쏟아졌다”며 “다행히 훈련을 위해 착용한 방탄복과 허리에 찬 방독면에 파편이 박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포격 당시를 회상했다.

또 김 씨는 당시 북한 방사포 파편에 K-9 자주포 내 케이블이 손상돼 K-9 자동발사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수동 사격을 했던 상황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 씨는 “당시에는 어떻게 하든 신속한 대응사격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K-9 자주포는 1개 중대에 배치된 6대가 전부였는데, 제가 전역할 당시에는 3개 중대로 늘어나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역 뒤 충남 당진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 씨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현재 결렬됐다고 하는데 제 경험에 비춰보면 북한이 군사적으로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금처럼 예측불허 상황에서는 군은 더욱 더 긴장하고, 도발에는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