票대결서 이사회案 모두 통과돼
정의선, 명실상부 ‘현대차 대표’

주주제안을 통해 고배당과 이사회 진입을 요구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22일 열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완패’했다.

현대차가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개최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엘리엇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끌어냈지만 10개월 만에 개최한 정기 주총에서는 완패했다.

배당에 대한 서면표결에서 현대차 이사회 방안은 86%의 찬성률을 거둬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엘리엇 제안에는 13.6%만 찬성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은 주당 2만1967원으로 제안했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배당과 관련해 주주 69%가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제안한 배당안에 찬성했다. 엘리엇 제안에는 11%만 찬성했다.

현대차는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엘리엇에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59)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50)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55)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77∼90%의 찬성률로 선임됐다.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이사의 수를 늘리자는 엘리엇이 제안한 정관변경안건은 부결됐고,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들은 모두 부결됐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됐다.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됐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라 명실상부한 현대차 대표가 된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