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개혁’ 진행 상황
자치경찰제 도입안도 확정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국가정보원·검찰·경찰 등 3대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기관별 개혁위원회를 통한 내부 정화와 병행해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굵직한 사안을 발표하며 권력기관 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부 출범 8개월 만인 지난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자치경찰제 확대 등 내용을 골자로 한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구체화한 것으로, 각 기관이 권력을 나눠 서로 견제토록 해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는 정부가 내세운 적폐청산 작업의 제1 과제기도 하다.

정부는 같은 해 6월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모두 갖게 한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경찰은 수사권, 검찰은 기소권을 나눠 갖게 했다. 아울러 검사는 부패범죄 등 특수사건 수사만 가능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폐지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검·경이 갈등을 빚자 문 대통령은 같은 달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당시 경찰청장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겸한 면담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7월 국정원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서훈 국정원장은 댓글 조작 등으로 문제가 된 국내 정보 부서를 폐지하고 해당 인원을 해외·북한·방첩 분야로 재배치했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국정원이) 국내 정보 업무와 정치관여 행위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 정보와 해외 정보에 역량을 집중해 순수한 정보기관으로서 위상을 분명히 하는 게 우리가 가야 할 목표”라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가 경찰의 치안 기능과 일부 수사 기능을 지방 경찰로 넘기는 내용의 자치경찰제 도입안까지 확정 발표했다.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선결 조건으로 줄곧 자치경찰제의 전면 시행을 주장해왔다. 당·정·청은 제주에서 시범 실시한 이 제도를 올해 서울·세종시 등 5개 시·도로 확대하고, 2021년 전국적으로 본격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