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개특위에 경쟁적 전달
檢, 경찰을 게슈타포 비유하고
警 ‘검찰이 뒤통수 칠 것’ 불신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양 기관 권한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물밑 접촉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문건을 전달하는 등 ‘낯뜨거운 여론전’을 벌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경찰이 검찰보다 더 많은 문건을 사개특위에 제출한다고 들었다”면서 “법무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정부안을 사개특위에 낼 때 검찰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청와대도 국회 쪽에 얘기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앞두고 검찰이 사개특위 일부 위원에게 경찰에 수사종결권 등을 부여하는 수사권 조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문건을 배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성격의 발언이다. 양 기관의 물밑 신경전은 이뿐이 아니다. 검찰은 최근 일부 사개특위 위원들에게 국내 경찰을 과거 독일 나치의 비밀경찰(게슈타포)에 비유하는 문건을 제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이 문건에서 “국내 정보를 국가경찰이 독점하는 것은 그 유례가 없고, 정보기구가 수사권까지 갖는 것은 과거 나치 게슈타포와 유사하다”며 “수사권 조정안은 내용 면에서도 중국 공안화 법안이라고 비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은 “중국 공안제도의 후진적 요소는 오히려 우리나라 검찰과 유사하다”고 맞섰다.

전날 당·정·청이 내놓은 자치경찰제에 대해서도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어음을 받고 현금을 준 것 같다”는 얘기도 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안이 먼저 만들어지고 자치경찰제안을 확정하는 게 옳은 순서였다”며 “자치경찰제라는 물이 이미 엎어진 상황에서 검찰이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임정환·손우성·윤명진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