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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바하’ 시사회서 공개
신의 존재· 인간의 영생 다뤄

OCN, ‘빙의’ 내달 초 선보여
사악한 영혼 쫓는 내용 담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초자연적 현상이나 종교·미신 등을 다룬 오컬트(occult)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이 같은 소재가 대중문화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각광받는 모양새다.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사진). 이 영화는 가톨릭 사제들의 구마 의식을 다룬 ‘검은 사제들’(2015년)로 544만 관객을 모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신흥 종교의 비밀을 캐는 목사를 내세워 신의 존재와 인간의 영생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또한 2016년 개봉된 영화 ‘곡성’이 손바닥의 성흔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과 악을 구분해보라’고 게임을 제안했던 것처럼, ‘사바하’는 손가락이 6개 있는 존재를 배치해 관객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장 감독은 “오컬트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는 한데, 그보다는 종교적 색채가 진하다”며 “사회가 과학적·합리적이 될수록 종교나 초자연적인 현상이 쇠퇴하기 보다는 오히려 응축된 (메시지를 전하는)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극장 뿐만 아니라 안방에서도 이런 작품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OCN 드라마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고, 지난해 방송된 OCN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를 내세워 호평받았다. 이 같은 소재로 재미를 톡톡히 본 OCN은 3월 초 또 다른 드라마 ‘빙의’를 선보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형사와 영매가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악한 영혼을 쫓는 내용을 담는다.

신흥 종교와 미신,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 오컬트물은 통상 혼탁한 시대상과 그 안에서 쉽게 현혹되는 대중을 내세운다. 인간 본연에 대한 궁금증과 나약한 인간이 기대는 영적인 존재의 진위 여부를 캐며 궁금증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주인공인 인간이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우고 시사점을 던지는 식이다.

장 감독은 “동물은 기도도 안하고 신을 믿지 않는다. 믿고 의심하고, 죄를 뉘우치고, 하늘을 원망하거나 감사하는 것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며 “요즘 사회가 현대화될수록 이런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농도도 짙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