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여기서 만나네요!” 11일 오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맞대결을 펼칠 나경원(왼쪽)·김학용 후보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 선진국으로 가는 길’ 토론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뒤 전망

金 승리땐 바른미래 추가 합류
복당파가 당권까지 쥐게되면
親朴은 신당 창당 고려 가능성

羅 승리땐 친박세력 공고 과시
당협위원장 교체 등 제동 전망
바른미래 추가 합류 멀어질 듯

11일 오후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권력지도는 물론 야권 정계개편 방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박(비박근혜)계와 복당파의 지지를 받는 김학용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의 추가 합류에 속도가 붙는 반면 ‘친박(친박근혜) 신당’ 등 원심력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친박계 지지를 받는 나경원 후보 당선 시 친박계가 다시 주류로 떠오르면서 당 좌표가 오른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복수의 친박계 전·현직 의원들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 후보가 당선되고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도 복당파가 당권을 쥐게 되면 ‘친박 신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2020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복당파에 당권과 공천권이 넘어가면 순순히 ‘내 목을 치시오’라며 앉아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나 또한 (신당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전직 의원은 “복당파가 당권을 잡으면 이 당은 제2의 바른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 돌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설도 신당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한 중진 의원은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식사를 절반밖에 못 해 몸무게가 39㎏까지 줄었다고 한다. 목과 허리 디스크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친박 핵심 의원들은 “현실적으로 창당은 쉽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신당을 창당하려면 적어도 안철수·유승민(전 바른미래당 대표) 정도의 리더를 세워야 하는데, 그럴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김 후보 당선 시 이학재 의원을 비롯한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합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면 나 후보가 당선되면 내년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지지를 받는 후보에 유리한 정치 지형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내년 초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결정되기 전까지 실질적인 당권을 쥐게 된다. 한 초선의원은 “나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는 여전히 범친박계의 세(勢)가 공고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대대적인 당협위원장 교체 움직임에 힘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 의원이 그동안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당의 가치 좌표가 지금보다 더 오른쪽에 맞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도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