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태극기부대·한국당 망동”
南측 반대여론 부담 느끼는 듯
“서울서 답방 환영 열풍” 주장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북한 매체는 남한 내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고 선전했다.

북 매체는 태극기부대와 자유한국당 등 일각의 김 위원장 답방 반대 주장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이들을 “민족의 명부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보안·경호 문제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남한 일각의 답방 반대 여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0일 ‘민족의 명부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남조선 각 계층 속에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를 흠모하고 칭송하는 열풍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남조선 각 계층은 물론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민족 공동의 염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서울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는 여러 사회단체들을 구성하고 다채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그러나 이와는 심히 대치되게 남조선의 극우 보수단체인 태극기부대 것들이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 파탄시키기 위해 미친 듯 발광하고 있어 겨레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극기부대가 최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장에 진입해 인공기를 훼손한 것을 ‘망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욱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풍전등화의 신세에 몰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패당이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기 위해 우익보수 깡패들의 대결 망동을 배후에서 적극 부추기는 것”이라며 “현실은 북남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려면 태극기부대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패당을 단호히 징벌하고 민족의 명부에서 제명해 버려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해 답을 주지 않는 상황이지만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이처럼 남한 내 환영 여론을 소개하고 나선 것은 답방 가능성 여부를 떠나 ‘최고존엄’에 대한 선전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꾸로 이는 김 위원장이 남한에서 직면할 수도 있는 다양한 대북 여론이 북측의 답방 결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