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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그루밍 性폭력’… 처벌은 쉽지않다

윤명진 기자 | 2018-11-08 12:07

강압·폭행 등 확인 못하면
피해자 성관계 동의로 간주
법률상 위계혐의 적용 어려워

인천경찰청, 목사 내사 착수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다수의 10대 여성 신도들에게 ‘그루밍 성범죄’(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이뤄지는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8일 내사에 착수했지만 그루밍 성범죄는 의도를 숨긴 채 오랜 기간 피해자와 신뢰를 쌓고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이 이뤄지기 때문에 처벌이 쉽지 않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교회의 목사였던 김모(35) 씨가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대와 20대 여성 신도 20여 명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 사건 내사에 착수한 인천경찰청은 이날 “9일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정혜민 목사를 만나 피해자들의 진술 여부와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부모 다음으로 널 사랑한다” “결혼하자” 등의 말을 하며 성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당시 중학교 3학년으로 8년간 관계를 지속해 왔거나 고등학생 때부터 6년간 만나 온 피해자도 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피해를 당한 사람이 26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차량을 이용해 단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전도사 등의 위치를 이용해 피해자들이 스킨십을 거부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회유했다”며 “경제적·심리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등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그루밍 성범죄는 강압이나 폭행이 없고 표면적으로는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처벌이 쉽지 않다.

그루밍 성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기 위해서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와 위력에 의한 간음의 범위를 확대하고, 이들을 유인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성폭력이 발생하기 전 아동·청소년을 길들이기 위해 유인하는 행위를 규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법률상 위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하며 아동·청소년을 유인하는 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는 등 그루밍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또 동의 없는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는 의제 강간 연령도 미국 등의 국가처럼 16세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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