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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김현미(왼쪽 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대상 BMW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마포구 성산동 BMW서비스센터 인근 한 초등학교 운동장(오른쪽)에 안전점검을 앞둔 BMW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김낙중·김동훈 기자 sanjoong@
정부, BMW 운행정지 명령
“국민안전위한 불가피 조치”
명령서 수령시점부터 정지
안전진단 목적외 운행금지
‘진단’ 통과하면 즉시 해제
결함비율 8 ~ 9% 수준 추정
2000대 미만 정지될 듯
운전자에 귀책사유 없어
위반시 처벌 사실상 불가
“실효성 떨어진다” 비판도
정부가 특정 차종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이란 전례 없는 초강수를 둔 것은 BMW 차량에 올해만 39건의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며 국민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데다 실제로 명령을 어기고 운행하더라도 처벌 근거가 미약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대로 리콜(시정조치) 규정도 갖춰 놓지 않은 상태에서 뒷북 대응으로 화를 키우는 바람에 애꿎은 소유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운행정지 대상은 리콜대상(10만6317대) 가운데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이다. 15일 운행정지 명령 행정 절차가 시작되는 만큼 14일 안전진단을 받는다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상으로 분류되더라도 명령서가 소유자들에게 도달하기 전에 안전진단을 받으면 운행이 가능하다. 명령서 도달 전에는 명령이 발효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또 명령서를 받아 운행이 정지되더라도 안전진단 후 운행해도 안전하다는 판단을 받았다면 그 즉시 정지 명령이 해제된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오늘 중 명령서 발급대상 차량을 확정해 시·군·구에 제공할 예정으로 명령서는 차주들에게 우편 방식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17∼20일 정도에 차주들이 받아볼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반적 운행은 제한되지만, 서비스센터로 가는 운행은 허용해서 발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으로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대상 BMW 차량은 2만7246대다. 하루 평균 7000대 정도 진단받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제한대상 리스트에 오르는 차량은 2만 대가량이 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보고 있다. 김 실장은 “현재까지 안전진단 결과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결함이 발생하는 비율이 8∼9%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운행을 중단해 대체 차량을 받아야 할 차량은 2000대 미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요청해야 해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절차도 복잡하다며 운행정지에 대해 부정적이던 국토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안전진단 후에도 이어지는 화재로 국민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운행을 강행하더라도 피해자인 소유자들에게 귀책사유가 없어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관리법’ 37조는 점검 등 명령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국토부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모호한 리콜 규정, 뒤늦은 대응으로 국토부가 화를 키우는 바람에 소유자들의 피해가 커졌는데 이제 와서 운행정지로 사유재산권까지 침해한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BMW 차량 화재는 지난 1월 이후 총 39건이 발생했다. 13일 오후에는 경기 남양주시 양양고속도로에서 2013년식 BMW M3 컨버터블 가솔린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 차량은 리콜대상은 아니다. 앞서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 38대 가운데 리콜대상이 아닌 차량은 9대였다. 그중 가솔린 차량은 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 등 5대였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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